“초선 국회의원 때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더 늘리자는 주장을 했습니다. 10년 넘게 지나보니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2012년 19대 국회에 입성한 박 장관은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교육교부금 확대를 줄기차게 주장했다. 같은 해 11월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비율을 당시 20.27%(현재 20.79%)에서 22%로 상향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 장관 입장이 180도 바뀐 건 예산당국 수장이 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10여 년 전과 상황이 크게 바뀌어서다. 교육교부금은 2015년 39조4100억원에서 지난해 70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대부분이 자동으로 지방에 교부되기 때문이다. 반면 저출생 영향으로 같은 기간 학령인구는 620만 명에서 513만 명으로 줄었다. 이에 학생 1인당 교부금이 623만원에서 1371만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그러다보니 교육 현장에는 비효율이 넘쳐난다. 학생보다 교사가, 교사보다 노트북이 더 많은 학교가 부지기수다. 학교 통폐합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지역사회 반발과 교육청의 소극적 대응으로 개혁은 번번이 좌초됐다.
이렇게 돈이 넘쳐나는데도 6·3 지방선거를 앞둔 교육감 후보들은 고등학교 무상교육 재원을 국비가 아니라 교육교부금에서 충당하자는 정부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금성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후보는 중학생 1인당 100만원어치 펀드 지급을 약속했고, 정근식 서울교육감 예비후보는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 ‘초·중·고교 교통비 전액 지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장관은 간담회에서 “지방교육재정은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형편이 낫다”며 “앞으로 공론화를 통해 대안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과거 교육교부금 확대를 주장한 당사자가 이제는 반대로 구조조정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최근 퇴임한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에는 교육과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교부금이) 필요했지만 노인 빈곤 등 다른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 늘어난 세금 일부를 기계적으로 교육 예산에 쓰는 것이 바람직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제 박 장관이 ‘결자해지’ 자세로 교육교부금 체계를 바로잡아야 할 때다. 시·도 교육감의 정치적 저항을 넘어 실질적 개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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