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혼인·장병적금 세금 깎아라"…2.3조 세감면 법안 줄발의

14 hours ago 2

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정부가 80조원에 달하는 조세지출(세금 감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작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최소 연간 2조3000억원 규모의 조세지출 연장 법안이 잇달아 발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지출 정비를 위한 법 개정 작업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의원들의 연장 요구에 밀려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지 국회에 발의된 세금 감면 연장·확대 법안만 따져도 연간 조세지출 규모는 최소 1조7933억~2조3259억원으로 추산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비용 추계한 법안 중 중복되는 제도를 제외해 보수적으로 집계한 수치다. 비용 추계가 이뤄지지 않은 법안까지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가장 규모가 큰 법안 중 하나는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연장안이다. 이 제도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과 고령자,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의 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내용이다.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연장 법안을 발의했다.

김주영 의원안은 적용 기한을 2028년 말까지 2년 연장하는 내용이다. 이 경우 연간 조세지출 규모는 4340억원으로 추산된다. 김선교 의원안은 일몰 규정을 폐지하고 소득세 감면 한도를 현행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이 경우 조세지출 규모는 연간 9666억원으로 늘어난다.

친환경차 개별소비세 감면 연장안도 발의됐다. 김주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카 개별소비세 감면 적용 기한을 2029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이다. 연간 조세지출 규모는 7839억원으로 추산된다.

저출생 대응 세제도 연장 요구가 나왔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인 혼인세액공제의 적용 기한을 2029년 말까지로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 각각 50만원, 부부 합산 100만원 한도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다. 연간 조세지출 규모는 99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장병내일준비적금 비과세 특례 연장안은 연간 87억원, 한국해운조합에 공급하는 석유류에 대한 세제 지원 연장안은 연평균 466억원의 조세지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가구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추가로 취득해도 양도세와 종부세 산정 때 1주택자로 간주하는 과세특례 연장안도 국회에 제출됐다.

정부는 친환경차 개별소비세 감면과 혼인세액공제 감면은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감면 방식보다 직접 재정 지원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들 조세지출 정비 작업은 세제개편안에 담겨 국회 심사 과정을 거친다. 감면 연장 법안을 낸 의원들과 관련 업계·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겹치면 정부의 조세지출 정비 방안이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