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전통적 선호 직종 안전성 흔들리자
명문대 학생들 취업보다 창업 택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도 창업 열기 더해
학위 중요한지 여부엔 의견 엇갈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통적인 취업 시장이 흔들리면서 미국 명문대 학생들 사이에서 대기업 인턴십 대신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에 도전하는 미국 명문대 학생들을 조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프린스턴대 학생 찰스 뮐버거다. 그는 올여름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과 로켓 엔지니어링 회사 인턴십 제안을 모두 마다하고 AI 스타트업 창업을 선택했다. 현재 오픈소스 AI 모델을 인터넷 연결 없이 로컬 기기에서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학생들의 창업 열기를 뒷받침하는 것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다. 벤처캐피털과 예일대 동문들의 지원을 받는 ‘예일 해커하우스(Yale Hacker House)’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노브힐 지역의 아파트를 임대해 창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약 15명의 학생이 한곳에서 생활하며 창업에 전념하고 있다. 이 공간 곳곳엔 에너지 음료와 각종 하드웨어 장비가 쌓여 있다.
예일 해커하우스 설립을 주도한 예일대 2학년생 레이아 라이언은 최첨단 바이오테크 기업 입사 제안과 유전학 박사과정 진학 계획을 포기했다. 대신 생명과학 연구소용 지식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코텍스(Cortex)’를 공동 창업했다. 지난 3월 설립된 이 회사는 기업가치 1000만달러를 인정받으며 6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첫 상업 계약도 체결했다.
또 예일 해커하우스 설립을 주도한 또 다른 창업자 니컬러스 거틀러는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함께 고민을 나눌 커뮤니티”라며 “창업자들은 워낙 일정이 바빠 서로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어려움을 함께 해결할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출범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텍트렉(TekTrek)’도 MIT와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지역에 임시 캠퍼스를 마련했다.
예일 해커하우스와 텍트렉 참가 학생들의 하루는 대부분 코딩과 네트워킹으로 채워진다. 창업자들은 투자자와 기업 경영진을 만나 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저녁에는 도시를 거닐거나 암벽등반, 포커 등을 즐기며 교류를 이어간다고 WSJ은 전했다.
창업을 선택한 학생들은 학업을 계속할지 여부를 놓고도 고민하고 있다. 현재 휴학 중인 라이언은 학교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투자를 받은 상황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무책임한 일”이라며 “진지한 창업자라면 결국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프린스턴대 2학년생으로 AI 스타트업을 창업한 가우리 크셰트리는 “대학 교육은 지적 성장을 위한 과정이자 안전망 역할도 한다”며 학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벤처캐피털 플러드게이트의 파트너인 앤 미우라코 역시 학생들의 성급한 자퇴 결정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 추진하는 사업이 차세대 유니콘 기업이 될지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가능하면 학업을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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