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출범 10주년 기념식 개최
자펀드 603개로 4600여社 지원
청산 펀드 수익률 14%로 우수
업계 “회수 시장 체질 개선 시급”
국내 모험자본 핵심 축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출범 10주년을 맞아 첨단 전략산업 발전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0년간 다져온 모험자본 토대 위에서 민간과 정책, 산업을 유기적으로 잇는 ‘모험자본 시장의 파트너’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한국성장금융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출범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지난 성과 회고와 함께 향후 10년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행사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장민영 중소기업은행 행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황성엽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금융권 인사도 자리를 빛냈다.
장상익 한국성장금융 신임 대표는 환영사에서 “2016년 법인화 이후 한국성장금융은 모펀드 12조원, 자펀드 58조원 이상을 조성하며 4600여 기업의 도전과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핵심 성과로 △민간 금융기관과 대기업 자본 시장 참여 유도 △반도체 펀드, 기업구조혁신펀드 등 시장 실패 영역에 대한 선제적 투자 △세컨더리·M&A 등 회수 경로 다양화를 꼽았다.
그는 “전 세계 기술패권이 심화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모험자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기술금융, 기후, 중견, 지역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진 성과 발표에서 이민우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은 구체적인 데이터로 지난 10년의 결실을 증명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한국 성장금융이 운용하는 모펀드는 72개(약 12조원), 출자 기관은 64곳으로 늘었다. 이를 통해 결성된 자펀드는 총 603개, 약 59조원에 달한다.
초기 출자금액(11조5000억원) 대비 5배가 넘는 자금이 혁신기업에 공급됐다. 또한 한국성장금융 지원을 받은 22개사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 투자를 받은 기업은 3년 후 고용이 150% 늘었고, 매출은 65% 뛰었다. 연구개발(R&D) 투자는 34배 급증했다.
공공성뿐 아니라 재무적 수익서도 잡았다. 청산이 완료된 75개 자펀드 내부수익률(IRR)은 13.58%로 집계됐다.
이는 전 세계 사모펀드(PE)·벤처캐피탈(VC) 벤치마크 수익률인 프레킨 글로벌 지수(PE 13.54%, VC 11.35%)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2부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모험자본 시장 선순환 방안 모색’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가 심도 있는 토의를 진행했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딥테크는 서비스업처럼 단기 폭발하거나 일반 제조업처럼 점진적인 마일스톤을 쌓는 모델이 아니라 오랜 기간 기술을 축적해 압도적 격차를 확보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초기투자 유치 신속성 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특정 트렌드에만 자금이 쏠려 투자 폭이 좁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지속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VC 해산 수익률이 매년 9~12%대를 유지함에도 여전히 ‘벤처투자는 위험하다’거나 ‘VC 회수 시도는 먹튀’라는 이분법적 시선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비상장 투자액보다 상장(나스닥) 이후 기업에 공급되는 투자금이 1.7배 크지만, 한국은 공모만 하면 상장 이후 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낼 지원 프로그램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IB사업부 대표는 자금 조달(1~3년 단기)과 모험자본 투자(중장기) 간 미스매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종투사들이 세컨더리 시장에서 유통물 매입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다른 종투사 기업금융 자산을 매입할 때 NCR(순자본비율) 등 규제 비율을 완화해주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박병건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대표는 국내 회수 시장의 고질적인 약점인 M&A 비중 부족을 메우기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대기업이 기술기업 M&A를 주도하지만 한국은 대기업 CVC 투자 제약이 많고 대기업에 인수되는 순간 벤처기업 혜택이 일시에 사라져 매력도가 급감한다”며 전향적 규제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어 “국내 세컨더리는 특정 구주 매입 위주라 LP 지분 매입 형태가 활성화하지 못하고,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편견이 강하다”며 “가치 극대화 관점에서 인식 전환과 정책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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