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안한 한덕수 2위…'보수 대세'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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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후보 중 두 번째로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통령 선거 출마설이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선 현역 국회의원 20여 명이 한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신당을 창당하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한덕수 차출론’에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 韓 선호도 ‘8.6%’, 보수 2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4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4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14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대선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6%가 한 권한대행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선호도 1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48.8%)와의 격차는 컸지만 보수 후보 중에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10.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지를 얻어냈다.

지난 11일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주관식)에서 2%를 얻어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 처음 등장한 한 권한대행은 사흘 만에 국민의힘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6.2%), 홍준표 전 대구시장(5.2%) 등을 제쳤다. 통상 전문가로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 등 정치적 결정이 지지세를 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도 한 권한대행 출마 시나리오가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15일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의 통상 협상이 시급하게 이뤄지는 시점에서 자리를 비우기 어려워서다.

그 대신 이달 미국과의 협상을 어느 정도 진행한 뒤 후보 등록을 위한 공직 사퇴 마감 시한인 다음달 초께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일각에선 단일화 과정에서 현역 국회의원 20여 명이 신당을 만드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그간의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네트워크 등을 십분 활용해 국무위원들과 함께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대선 출마와 다소 거리를 두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지만 ‘불출마 선언’은 아니어서 여전히 출마 가능성은 있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 국민의힘 경선 주자 반발

한 권한대행 차출론이 확산하는 것에 국민의힘 경선에 뛰어든 후보들은 반발했다. 경선이 ‘예선전’처럼 치러지면 안 된다는 우려가 많았다.

한 전 대표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당 후보를 만드는 과정에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는데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흔들고 있지 않나”라며 “경선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느낌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를 한 분이 (대선에) 나온다는 것과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할 분을 출마시킨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요구와 관련해 “출마 의사가 없는 분께 계속 (출마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당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여서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특정인을 옹립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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