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 시간) 일본과 네덜란드의 경기가 끝난 후, 일본 팬들이 관중석을 청소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전해졌다. 하지만 자국 팬들의 매너를 칭찬하는 여론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본 일부 SNS 이용자를 중심으로 뜻밖의 비판이 확산했다.
한 일본 누리꾼이 “일본인 남성의 축구장 쓰레기 줍기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일본인 남성의 가정 내 노동 시간은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가정 내 노동을 먼저 분담해 달라”고 올린 게시글은 6만 건 넘는 ‘좋아요’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공감을 얻었다.
● 일본 남성 가사노동 OECD 최하위권…여성은 6배 더 부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무급 노동(가사·육아 등) 시간은 하루 평균 47분에 불과하다. 이는 OECD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미국이나 유럽 국가 남성들의 4분의 1에 그친다. 반면 일본 여성은 하루 평균 208분, 남성보다 무려 6배 이상 많은 가사 노동을 전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쿄도가 발표한 ‘2025 남성 가사·육아 실태 조사’에서도 남성의 가사·육아 분담 만족도는 80.8%, 여성의 만족도는 60.1%로 20%포인트 가량 차이가 있었다.
● “보여주기식 이중성” vs “축구 문화일 뿐”…현지서도 갑론을박
반발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건 J리그 경기에서도 존재하는 축구팬 문화”, “일본인 남성을 한데 묶는 편파적인 시각”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대회 때마다 일본의 단골 미담으로 소비되던 ‘경기장 뒷정리’ 문화가, 정작 자국 내에서는 기울어진 가사 분담 현실을 꼬집는 화두가 된 셈이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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