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오는 게 무섭다"…연휴에 쓰는 돈만 71만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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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9.20 21:04 수정2025.09.20 21:04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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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연휴가 길게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명절 지출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히 연휴 기간 때문만이 아닌, 물가 상승과 '효도 비용' 증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추석 지출 계획'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은 평균 71만23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추석 5일 연휴 때의 56만3500원보다 14만8800원(26.4%) 늘어난 수치다.

일평균 지출로 계산하면 지난해 11만2700원에서 올해 10만1800원으로 오히려 감소했으나, 연휴 기간이 길어지면서 총 지출액이 크게 늘었다.

응답자의 62.4%는 지난해보다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고, 8.2%는 두 배 이상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산이 늘어난 데에는 연휴 기간이 길어진 것 외에도 품목별 비용 상승과 부모님 용돈, 선물비 등 명절 관련 고정 지출의 증가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세부 예산 구성을 살펴보면 부모님 용돈과 선물비가 38만6100원으로 전체 예산의 54.2%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차례상 비용(29만4600원), 친지·조카 용돈(27만400원), 내식 비용(24만7200원) 순이었다.

부담되는 지출 항목을 묻는 질문에서도 부모님 용돈이 22.1%로 1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명절 문화가 크게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부담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점도 눈에 띈다. 추석 연휴 활용 계획을 보면 집에서 가족과 휴식(46.8%)이 가장 많았다. 긴 연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전통적 귀성은 36.4%였으며, 국내 여행과 해외 여행은 각각 23.2%, 5.7%에 그쳤다. 특히 국내 여행이 해외 여행보다 4배 높다는 점도 경제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차례상 문화도 달라졌다. 응답자 중 86.4%는 차례상 간소화 또는 대체를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고, 전통 형식을 고수하겠다는 비율은 13.3%에 불과했다. 간소화 이유로는 가사 부담, 경제적 부담, 시간 부족이 복합적으로 꼽혔다.

추석 음식 재료 중 가장 부담을 느끼는 품목은 과일로 나타났으며, 축산물과 수산물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인 경제적 부담감은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86%가 긴 연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매우 부담(16.5%), 부담(34.7%), 다소 부담(34.8%)으로 나타났으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세대별로는 40대의 부담감이 71.1%로 가장 높았고, 20대는 38.6%로 가장 낮아 경제활동 주력층의 부담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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