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나 복제한 AI 에이전트 10개 만들 것…판단도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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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7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한국경제의 AI 성장을 위한 아젠다’라는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6.7.17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7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한국경제의 AI 성장을 위한 아젠다’라는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6.7.17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17일 SK하이닉스 주가 전망을 묻는 질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할 테니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그냥 갖고 계시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제주 서귀포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한국경제의 AI 성장을 위한 아젠다’ 대담에 참석한 최 회장은 이 같이 밝히며 메모리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메모리 수요 확대 배경을 두고 “AI가 유능해지려면 기억을 어디엔가 저장해야 하는데 그게 메모리 칩”이라며 “아이가 자라며 기억이 많아지듯 AI도 발전할수록 저장할 기억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두 회사 주가가 오른 것도 이 현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단기 변동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주가는 너무 빨리 오르면 현실에 적응하느라 떨어지기도 한다”며 “당장 다음 달에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6월 22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주당 291만9000 원)를 찍은 뒤 최근 180만 대로 조정된 상태다.

이날 최 회장은 AI 시대 한국의 성장 전략으로 ‘틈새시장’ 공략을 제시했다. 그는 미·중 AI 패권 경쟁을 두고 “미국은 큰 돈을 써 좋은 AI를 만들고, 중국은 토큰(AI 사용 기본 단위)을 싸게 만드는 데 접근한다”고 요약했다. 이어 “한국은 토큰 비용을 낮추기도, 성능으로 미국을 이기기도 어렵다”며 “우리 인프라 위에서 미·중이 관심 없는 틈새시장을 겨냥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나를 복제한 에이전트를 10개 정도 만들 계획”이라고 본인의 AI 활용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직원들이 자신 대신 이 에이전트와 이야기하면 그의 판단을 대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재 문제에도 목소리를 냈다. 최 회장은 “AI를 쓸수록 사고를 외주화하는 게 큰 문제”라며 “시험만 잘 보는 교육 제도는 없애야 하고, 못 바꾸는 학교는 도태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신입 수시채용에서 학력 제한을 없앤 것과 관련해 그는 “고교 졸업생이나 재학생, 더 어린 사람도 뽑을 수 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AI가 익숙치 않은 지역기업의 AI 전환에 대해서는 최 회장은 “AI·정보기술(IT) 용어는 경영 언어와 달라 통역이 필요하다”며 “AI를 잘 아는, 일종의 ‘통역사’를 두는 걸 부끄러워할 일이 전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제주=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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