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법정 심의 기한을 넘긴 채 노사 간 막판 줄다리기 끝에 정해지는 것을 놓고 '흥정식 결정'이 또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보다는 노사가 요구액을 주고받으며 간극을 좁히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마저 제도 개선을 공식 권고하면서 40년 가까이 유지된 이 같은 결정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노사는 더 이상 자율적으로 입장 차이를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익위원들에게 심의촉진구간 제시를 요청했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시간당 1만600원에서 1만860원까지를 촉진구간으로 제안했다. 인상률로 환산하면 2.7~5.25% 수준이다.
심의 과정에서는 업종이나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이른바 '구분 적용'을 둘러싼 논쟁도 되풀이됐다. 경영계는 지불 능력과 생산성이 업종마다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경영 환경을 고려할 때 획일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는 차등 적용을 할 경우 저임금 업종에 낙인을 찍고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노사 간 대립 끝에 업종별 구분 적용은 또다시 무산됐다.
소상공인 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주휴수당 폐지를 핵심 요구로 내세우고 있다. 주휴수당은 일주일 동안 약속된 근무일을 빠짐없이 채워 일했을 때 주 1회 이상 지급해야 하는 유급휴일 수당이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주휴수당이 영세 사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켜 연쇄 폐업을 부추기고 있다며, 주휴수당 폐지를 요구했다.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주들이 주당 근로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쪼개면서 오히려 고용 안정성과 일자리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논란이 반복되자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공식 권고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플랫폼 산업 성장 등으로 노동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공익위원들이 직접 제도 개선을 촉구한 것은 현행 결정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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