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 쏟아진 '주택금융 토론회'
"대출 셧다운, 사다리 걷어차"
정책대출 기준 현실화 요구
"고가·다주택 거액 주담대에
건전성 부담금 부과" 제안도
금융위 "규제완화 계획 없다"
주담대 자본규제 강화 예고
금융당국의 과도한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쏟아졌다. 반면 당국은 대출 규제 빗장을 풀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당장 규제를 완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15일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만든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게시글이 많이 올라왔다. 주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관리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해달라는 호소가 많았다.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일괄 3억원으로 제한한 이후 '대출 셧다운'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이전에 주택을 계약해 잔금을 치러야 하는 무주택 생애 최초 실수요자마저 대출을 받지 못해 주거 사다리가 걷어차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내년 결혼할 예정인 홍 모씨는 "부부의 합산소득과 상환능력에 맞춰 대출 상담을 받은 뒤 6월에 집을 계약했는데 10월 잔금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한 데다 2금융권도 대출 조이기에 들어간다고 한다"며 "평범하게 살아온 무주택 생애 최초 실수요자마저 보금자리 하나 마련하는 것도 너무 힘든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예외해달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황 모씨는 "이미 수년 전 분양계약을 맺고 입주를 앞뒀는데, 집단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신축아파트 집단대출에 대해 가계대출 총량규제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했다. 윤 모씨도 "가족이 실거주할 집 한 채를 마련하려는데 뜬금없이 대출 총량규제로 막는 것은 부당하다"며 "무주택자 실수요자의 대출만큼은 총량 제한 대상에서 제발 빼달라"고 적었다.
정책대출인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의 대상 주택 기준이 너무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책대출은 통상 6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수도권 공공분양 단지 전용 59㎡ 기준으로도 분양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이날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부동산에 자금이 쏠려 집값이 뛰는 것을 막기 위해 엄격한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추가 대출 규제를 예고한 게 대표적이다. 비거주 1주택자에게 내주는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현행 80%에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년도 가계대출의 1.5% 이내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묶은 총량관리 기조도 유지하겠다고 했다. 높은 성과급이 소득을 급격히 올리지 않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 관련 자본규제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자본규제가 강화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유인이 떨어진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0% 후반대로 60% 중반인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완화하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고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와도 상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로 묶은) 규제를 완화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융위는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를 열어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문제를 놓고 의견을 듣기도 했다. 청년 등 실수요자를 위해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할지, 이주비 대출을 허용해야 할지 등을 두고 찬반 논쟁이 오갔다.
이 자리에서는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 거액의 주택담보대출자에게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차원의 규제를 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 구매에 따른 기대수익률이 대출비용보다 높으면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쉽게 줄지 않는다"며 "금리에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을 더하면 주택담보대출과 주택 수요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란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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