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발 지진 상처 잊고 새 희망 공간으로 거듭날까…포항 흥해읍 복합 문화복지 인프라 잇따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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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 포항시 흥해읍 포은흥해도서관을 찾은 이강덕 포항시장(가운데)이 음악 자료와 장비를 둘러보며 도서관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포항시 제공

최근 경북 포항시 흥해읍 포은흥해도서관을 찾은 이강덕 포항시장(가운데)이 음악 자료와 장비를 둘러보며 도서관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포항시 제공
“지진의 상처와 아픔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희망 터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북 포항시 흥해읍 김은수 씨(46‧여)는 24일 얼마 전 개관한 포은흥해도서관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지진 여파로 적지 않은 이웃이 다른 곳으로 떠났고, 한동안 침체한 분위기였다”며 “이제부터 정겨웠던 옛 모습을 서서히 되찾아 사람들로 북적이는 활력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항지진으로 한때 폐허와 같았던 흥해읍이 되살아나고 있다. 복합 문화복지 인프라가 하나씩 들어서면서 지역민들의 기대감뿐만 아니라 새 명소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늘면서 활기를 띠면서다.

포항시는 최근 포은흥해도서관과 흥해아이누리플라자를 개관했다고 24일 밝혔다.

개관 행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해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최한용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 지역 시도의원, 전국 도서관 관계자, 어린이집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해 흥해읍을 대표할 새 시설들의 건립을 축하했다.

포은흥해도서관과 아이누리플라자는 2017년 11월 15월 지열 발전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촉발 지진으로 철거한 아파트 터에 지어졌다. 이는 전국 최초 재난 대응형 특별 재생 사업으로 꼽힌다.

포은흥해도서관은 연면적 1만1424㎡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건립했다. 대구·경북 최대 규모의 공공도서관이다. 독서와 학습 공간을 넘어 음악 특화 도서관을 표방한다. 1층은 인공지능(AI) 도서 추천 시스템을 갖춘 어린이 유아 자료실이 있다. 2층은 음악 및 감상, 작곡 공간을 갖췄다. LP와 CD, DVD 등 음반 자료 40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도서관 측은 포항의 향토음악 자료를 보존하고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진으로 상처를 입은 주민들의 마음 치유와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토·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둘째 넷째 주 월요일은 쉰다.

흥해아이누리플라자는 연면적 2408㎡ 터에 지상 2층 규모로 지었다. 이곳에는 기존보다 2배 이상 넓어진 시립흥해어린이집을 비롯해 장난감도서관, 공공형 키즈카페, 24시간 365 보육실 등을 갖췄다. 앞으로 지역민들의 육아 지원을 위한 거점 공간 기능을 맡는다. 포항시 관계자는 “아이누리플라자는 영유아기 아이들의 보육과 신체활동을 돕는 곳이다. 특히 긴급한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부모들의 육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흥해읍 포은흥해도서관(왼쪽)과 흥해아이누리플라자.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 흥해읍 포은흥해도서관(왼쪽)과 흥해아이누리플라자. 포항시 제공
이달 말 북구보건소 신청사도 포은흥해도서관 곁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는 기존 보건소 검진 시설뿐만 아니라 재난 심리지원 전문시설인 포항시 트라우마센터도 함께 들어선다. 센터는 지진의 상흔이 남아 있는 포항시민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2023년 흥해읍에는 복합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섰다. 수영장을 비롯한 각종 생활체육시설과 주민편의시설을 갖췄다.

포항시는 흥해읍 새 인프라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회복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추진을 통해 뒷받침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흥해 복합 문화복지 시설들은 지진의 아픔을 넘어 새로운 꿈을 키우는 희망 공간으로 주민들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재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도약하는 모범 도시재생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민관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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