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활용해 피해자 대거 유인
전체공개로 재테크 콘텐츠 게시
자연스럽게 투자업체까지 언급
첨단기술 강조하며 투자자 현혹
채널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 없어
유사수신 사기 조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단기간에 피해자를 대거 유인하고 있다. 이들은 ‘투자 수익을 냈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재테크 콘텐츠를 전체 공개 게시물로 올려 신뢰를 얻은 뒤 사기업체 가입을 유도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4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 블로그 등 SNS에서 재테크 정보를 위장한 유사수신 사기 게시물이 다수 확인됐다. 사기 조직은 유튜브 채널을 일종의 ‘떴다방’처럼 운영했다. 채널을 개설한 뒤 구독자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고, 재테크 관련 영상을 연달아 게시하다가 마지막에 사기 업체를 홍보하는 영상을 올리는 방식이다.
폰지사기 업체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 채널은 구독자 수가 5만명에 달했지만, 대부분 영상은 조회수가 30~60회 수준에 그쳤다. 이 채널은 재테크 정보를 제공하는 듯한 영상을 다수 올리다 특정 업체에 투자를 유도하는 영상을 마지막으로 게시했는데, 이 영상만 조회수 77만회를 넘겼다.
해당 영상은 투자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한 뒤, 영상 끝에 투자 관련 업체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언뜻 보기에는 사기업체와 무관한 재테크 전문 채널이 유망한 투자처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댓글도 칭찬 일색으로 도배돼 있었다. 피해자들이 해당 채널을 직접 신고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기 조직은 네이버 블로그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포털 검색창에 자동 완성 기능으로 해당 업체명과 ‘사기’가 나란히 노출돼도 이를 ‘허위사실’로 치부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대량 생산했다.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실제로 투자해보니 괜찮았다’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이라 초보자도 수익을 냈다’ 등으로 포장한 글을 반복적으로 올려 피해자들의 의심을 무력화했다.
이들이 강조하는 공통 키워드는 ‘첨단’이었다. AI 트레이딩, 로봇 투자 등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앞세워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관련 지식이 부족할수록 사기 조직의 심리적 유도에 취약해져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유사수신 사기업체들이 SNS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홍보하는 것은 전형적인 미끼 전략”이라며 “이 역시 사기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