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주드 벨링엄(오른쪽)이 파추카와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도중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출처|FIFPro 홈페이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미국에서 폭염과 낙뢰 등 각종 이상기후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북중미월드컵을 준비 중인 ‘홍명보호’에도 심상치 않은 기후 변수들이 예고된다.
가장 주목되는 변수는 폭염이다. 첼시(잉글랜드)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캠프를 차렸는데, 극심한 더위 때문에 현지시간 23일 오후 1시에 예정된 훈련을 취소했다. 이날 기온은 37.2도, 체감온도 43.3도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22일(한국시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는 도르트문트(독일) 후보 선수들이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경기를 벤치 대신 에어컨이 설치된 라커룸에서 TV로 관전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CNN’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은 이번 현상을 강한 고기압이 열기와 습기를 가두는 ‘열돔(Heat Dome)’이라 분석하고 있다. FIFA는 경기 도중 수분보충을 위한 쿨링 브레이크 도입 외에는 별다른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낙뢰도 문제다. 1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펼쳐진 울산 HD-마멜로디전은 킥오프 직전 낙뢰 예보가 떨어지며 경기가 무려 65분이나 지연됐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최근 탄소배출 증가와 대기 불안정성 확대로 인해 낙뢰 횟수가 동기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기후 현상은 ‘홍명보호’의 월드컵 준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에 따르면,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은 14일부터 21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주요 경기가 열린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시찰을 진행했다. KFA 관계자는 “홍 감독이 월드컵이 열릴 미국의 기후환경과 다양한 장애요소들을 체감하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현재 KFA는 다음달 7일부터 15일까지 국내에서 예정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종료 이후 월드컵 대비 로드맵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실무진과 함께 미국의 폭염, 낙뢰 등 이상기후에 대응 가능한 매뉴얼 마련을 계획하고, 코칭스태프 인력 구성, 장비 확보, 수분 보충 시스템 등 구체적인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클럽월드컵에서 드러난 기후 문제들은 1년 뒤 월드컵 본선을 앞둔 대표팀에도 중요한 학습 자료이자 경고 신호가 되고 있다. ‘유비무환’의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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