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배추라도 흔들었어야" 장예찬, 국힘 전략 부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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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을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국민의힘 위원들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나라 살림도 모른다" 등 이유를 들어 김 후보자 임명 강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전날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도덕적 흠결만으로 낙마시킬 게 아니라 정책 역량에 대한 검증을 해야 했는데 전략이 부재했다"고 꼬집었다.

특위 배준영·김희정·곽규택·주진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연 회견에서 "지난 이틀간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 국무총리 자질과 수많은 의혹에 대한 소명은 없었다"며 "국무총리로 부적격하다는 것이 확인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사회적 갈등과 국민 통합에 큰 방해물이 될 것"이라며 "부적격 후보자 임명 강행은 앞으로 모든 인사청문 대상 장관들을 부적격 사유와 국민 눈높이쯤은 무시하고 임명하겠다는 오만함과 불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김 후보자는 경제가 IMF보다 더 심각하다면서도 한국 채무 비율이 얼마인지도 모른다"며 "나라 살림이 어떤지도 모르는 후보자에게 나라 곳간을 맡길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또 △적극 재정으로 민생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올해 우리나라 예산 규모를 제대로 말하지 못한 점 △반도체 수출 비중을 모르는 점 △청년 고통과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 △탈북자를 '반도자' '도북자'로 인식 등 이유를 거론했다.

이와 함께 △반미전력에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된 이력 △동문서답과 상황에 따른 입장 바꾸기 △과거 잘못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올바른 사과도 없음 △출처를 알 수 없는 의혹투성이 돈으로 생활한 의혹 △'아빠 찬스' 의혹 등도 문제로 언급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스1

이들은 "후보자는 본인 말대로 국민 눈높이에 부족함을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나라"며 "이것이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가는 최소한의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청문회는 종료됐지만 '국민 청문회'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의 평가는 그다지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도덕성 검증에만 매달리느라 큰 한방 없이 맹탕 청문회로 끝났다는 평가도 우세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3∼25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자에 대한 인선을 두고 '잘했다'는 평가는 45%, '잘못된 인선'은 31%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 사진=뉴스1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 사진=뉴스1

장 전 최고위원은 2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청문회 영상을 보고 있으면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더라"라며 "결사옹위하는 민주당에 보수 진영에서 염증을 느끼더라도 '국민의힘 왜 이렇게 못하지?' '왜 이렇게 답답하지?' '왜 이렇게 무기력하지'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김 후보자가 정책 관련해서 국가채무비율 완전히 틀리지 않았나. 1, 2% 틀린 게 아니라 (20% 넘게 틀렸던데) 총리 지명자 신문도 안 보나 보다 수준이 사실은 파급력이 컸다"면서 "도덕적 흠결만으로 낙마시킬 게 아니라 정책 역량에 대한 검증이 이제 청문위원들 사이에서도 역할 분담이 돼 있어야 하는데 그런 어떤 전략이 부재한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시대에는 청문회에서 질의해서 신문 지면에 기사 나온다고 국민들이 그걸 보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유튜브나 온라인에 도는 짤(쇼츠) 같은 게 화제가 돼서 100만 뷰, 300만 뷰가 터져야 국민적 여론이 고취되는데 배추라도 한 포기 들고나왔어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제 주변에도 이틀 사이에 정치에 관심 많은 분인데 김 후보자가 배추에 투자해서 450만 원 유학비 충당했다고 말한 걸 모르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면서 "누가 배추라도 들고나와 흔들면서 이거로 450 나도 벌게 해달라. 이러면 쇼츠 조회수 100만 금방 터지지 않았겠나"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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