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중세엔 마르코 폴로 같은 여행자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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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여행자들/앤서니 베일 지음·최파일 옮김/544쪽·3만3000원·서해문집 중세라고 하면 종교적이고 폐쇄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사람들은 영주의 농지나 수도원에 갇혀 평생을 살아야 했고, 자유로운 이동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이다. 그러나 실제론 많은 사람들이 여정에 오른 ‘여행의 시대’이기도 했다고 이 책은 말한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던 모험가들이 남긴 여행기와 지도, 안내서는 중세인의 세계관을 넓혔다. ‘중세의 여행자들’은 중세를 연구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이런 기록을 바탕으로 중세인의 여행을 복원한 책이다. 그들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중세인들이 세계를 어떻게 생각했고 두려워했는지를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책은 1491년 뉘른베르크의 마르틴 베하임이 제작한 최초의 지구본으로 시작한다. 이 지구본은 과장되고 소문에 의존해 정확성이 떨어졌다. “인도 동쪽 제도 사람들이 개의 머리를 했다”는 설명도 있다. 하지만 여행을 향한 열망이 담긴 건 분명한 사실. 여행자 종류는 다양했다. 우선 순례자. 그들은 종교적 열정을 가지고 길을 떠났다. 그들은 성지를 방문하는 것, 혹은 여정 자체를 종교적 면죄를 위한 것으로 보았다. 다음으로 상인. 동방의 진귀한 향신료와 피륙을 얻기 위해 기꺼이 배에 몸을 실었다. 협상을 위해 이슬람 국가로 향하거나, 이슬람에 맞서 동방 국가와 동맹을 맺으러 떠난 외교관도 있었다. 책은 이들이 거쳐 갔던 당대의 여행 명소들을 따라간다. 로마부터 베네치아와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 예루살렘, 이집트, 에티오피아, 페르시아(이란), 인도, 몽골 제국의 수도 칸발리크(베이징)까지 주유한다. 중세의 여행기는 자서전과 역사, 민족지, 백과사전 등이 섞인 독특한 장르였다. 중세인들은 처음 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기존의 이야기와 신앙, 지식을 동원했다. 그 결과 사실과 상상이 혼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급진적인 차이와 놀라운 유사성과 마주한 뒤 고향에서의 삶과 이전의 앎이 새로 드러나면서 여행자는 새로운 방식으로 슬기로워진다”고 했다. 이런 여행의 본질적 효용은 오늘날에도 다르지 않다. 책의 향기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고양이 눈 동아시론 밑줄 긋기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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