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장애인 일터의 문턱을 누가 높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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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복지정책 등 변화하며 생산적-의존적 사람으로 구분돼 산재보상법 제정 후 장애인 배제 사회가 ‘일할 수 없는 몸’ 만들어 ◇장애의 발명/세라 F 로즈 지음·김승섭 옮김/552쪽·3만 원·동아시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스벨트(1882∼1945)는 1921년 여름 39세에 갑작스러운 고열과 하반신 마비 증상으로 소아마비 진단을 받았다. 이후 평생을 휠체어와 보조기에 의지했다. 그럼에도 1933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이래 무려 4선을 했는데, 그렇다고 그가 평온한 시기에 대통령을 했던 것도 아니다. 세계 경제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등 어마어마한 일을 감당해야 했지만, 그는 물론이고 어떤 사람도 휠체어가 대통령직 수행에 장애가 되거나 결격 사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지금 우리는 백악관에서 일하는데도 아무 지장이 없었던 ‘장애’가 회사에서 일할 때는 지장을 준다고 생각하는 걸까? 미 텍사스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장애를 노동·복지·빈곤·시민권의 역사와 연결해 연구해 온 저자가 ‘장애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묵직한 물음을 던졌다. 장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시대에 따라 만들어져 온 것이며, 문제는 ‘장애인의 몸’ 자체가 아니라 사회가 그 몸에 부여한 의미에 있다고 지적한다. “가족들이 부분적으로만 생산적인 아이들조차 기꺼이 받아들이고 노동력으로 활용했다는 점은 중요한 사실을 시사한다. 오늘날 우리가 ‘장애’라고 부르는 특성을 가진 사람들 중 전부는 아닐지라도 상당수가 과거 주류 노동시장과 가정경제 양쪽 모두에 오랫동안 통합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1장 ‘가족들의 생각은 달랐다’에서) 포드 자동차에서 내장재 장식 작업을 하고 있는 다리가 절단된 장애인 노동자들. 동아시아 제공 저자는 184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노동시장에서 장애인이 배제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장애가 ‘일할 수 없는 몸’이란 인식은 급변하던 시대 조건들이 만들어 낸 일종의 발명이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장애가 있더라도 사람마다 능력의 정도가 다르고, 가정·농장·임금노동 등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산업화와 노동시장, 복지정책이 변화하며 사람을 생산적인 노동자와 생산성이 없는 의존적 사람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는 결국 장애인을 일터에서 밀어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손가락 하나가 없는 등의 가벼운 장애는 과거에는 노동자의 풍부한 경험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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