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일기/소피 퓌자스·니콜라 말레 지음·이정순 옮김/360쪽·2만5000원·을유문화사
프랑스의 기자와 고서점 운영자인 두 저자가 빅토르 위고, 앙드레 지드, 스탕달, 마리 퀴리를 비롯해 소설가, 과학자, 철학자 등 유명인 87명의 일기를 모았다. 평범함을 뛰어넘는,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과 갈등 속에서 번민하고 아픔을 토로하는 인간이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피에르가 죽었다. 오늘 아침 건강하게 떠난 그가, 저녁에 두 팔에 안으려 했던 그가, 나는 죽은 그의 모습만을 다시 볼 것이다. 당신 이름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 부른다.”(1906년 4월 30일 마리 퀴리의 일기에서)
사랑, 여행, 고독, 자기성찰 등 명사들의 다양한 속마음이 진솔하게 담겨 읽는 맛이 쏠쏠하다. 일기는 가장 내밀한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학적 가치를 가진다. 그런데, 온 세상 사람이 다 자기 일기를 보고 있다는 걸 알면 정작 당사자들은 어떤 기분일까. 우리야 좋지만, 유명인이 된다는 것도 참 피곤한 일인 것 같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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