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어떻게 내 몸을 병들게 하는가/크리스티나 베른트 지음·추미란 옮김/380쪽·2만3000원·동녘
기후학자들의 섬뜩한 경고는 결국 맞아떨어지는 걸까. 세계의 최고 기온은 해마다 경신되고 있다. 올해 유럽은 폭염 사태를 겪으며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다. 본래 온대기후에 속했던 유럽은 비정상적인 더위에 대비하지 못했고, 에어컨 사재기 대란이 일어났을 정도다.
기후위기는 이제 우리의 일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간 거대담론 차원에서 다뤄진 기후위기가 사람의 건강을 어떻게 위협하는지를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가 밝힌 책이다. 기온 상승은 당연히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훌륭한 체온 조절 능력을 갖췄지만 한계는 있다. 높은 온도와 습도는 신체 활동을 제한하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에겐 특히 더 그렇다.
파생되는 다른 문제들도 있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식물들은 더 많은 꽃가루를 더 오래 퍼뜨린다. 게다가 꽃가루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많이 함유하게 된다. 도시에서 태어나 다양한 면역 자극을 받지 않고 자란 이들에겐 성인 알레르기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팬데믹의 위험도 커진다. 기온 상승 혹은 인간의 환경 파괴로 생태계의 특정 종이 줄어들면 균형이 깨지게 된다. 그건 인간에게 해로운 바이러스를 지닌 종의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 예컨대 개구리가 줄어들면 그것이 먹이로 삼던 모기의 개체 수가 늘어난다. 그리고 늘어난 모기 수로 인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식이다.
신간은 기후위기로 인한 불안과 우울 문제도 심도 있게 다룬다. 부모 세대로부터 오염된 환경을 물려받은 젊은 세대의 좌절감과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기후를 정신 건강과 연결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저자는 일상에서 각자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환경 보호를 실천하자고 강조한다.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거나, 비행기를 타는 걸 지양하자고도 한다. 특히 나쁜 상황이라도 좋은 징조를 발견하는 낙관주의 태도가 환경 보호 운동에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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