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셜 케이지'로 분석한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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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온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의 신간이다. 세대 간 불평등의 구조를 파헤친 ‘불평등의 시대’(2019), 동아시아의 ‘벼농사 체제’를 바탕으로 불평등의 기원을 추적한 ‘쌀 재난 국가’(2021)에 이은 ‘불평등 3부작’ 완결편이다.

‘오픈 엑시트’에서 저자는 ‘소셜 케이지’(social cage)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불평등의 구조를 새롭게 분석한다. ‘소셜 케이지’는 말 그대로 우리를 가두고 있는 ‘사회적인 철장’이다. 가족부터 마을, 일터, 국가를 아우르며 개인이 현재의 공동체에서 이탈(exit)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도록 하는 생태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 제도의 총체를 가리킨다.

저자는 ‘소셜 케이지’가 △인공지능 △저출생·고령화 △이민 등의 문제와 맞닥뜨렸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인공지능 기반 자동화를 통한 노동시장 재편, 그리고 인구 구조 및 사회 구성원의 변화가 기존의 ‘소셜 케이지’를 위협하면서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걸까. 저자는 이제 ‘엑시트 옵션’(exit option)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갇혀 있는 ‘소셜 케이지’에서 벗어날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이렇게 머리끄덩이를 움켜쥐고 오도 가도 못 하게 서로의 발목을 잡으며 밀어내기 싸움에 목매는 이유는 바로 구조적으로 ‘엑시트’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적기 때문”이라며 “제로섬게임에 올인하는 한국 사회가 이 처절한 아귀다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들이 쉽게 ‘엑시트’ 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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