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소외 겪는 시니어들
AI 활용법 수업 큰 호응
교사들 1대1로 맞춤지도
시 쓰고 손주공부 돕기도
240여 교사 콘텐츠 제작
2만건 온라인 무료공개
240명의 초등교사가 모여 전국 12만여 개의 교실을 바꾸고 있다. 그 변화의 주춧돌을 놓은 건 디지털미디어 교육 콘텐츠 교사연구협회 '몽당분필'의 박준호 이사장이다. 몽당분필은 올해 1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 시대 문해력 증진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박 이사장은 "AI의 등장으로 교육 격차가 더 심화되고 있다"면서 "공공성과 전문성을 가진 교사들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연구 모임으로 시작했던 몽당분필은 2023년 법인화 이후 활동 반경을 대폭 넓혀왔다. 박 이사장은 "비영리법인 인가를 받으면서 인력·자금도 보강했고, 활동 제약도 많이 사라졌다"며 "사회공헌 사업은 물론 교실 안팎을 넘나드는 교육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몽당분필의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와 2023년 시작한 '생명 존중 교육'이 꼽힌다. 청소년 자살 예방 교육과 정신건강 상담을 골자로 한 이 사업에서 몽당분필은 교사 교육과 프로그램 홍보를 맡았다. 이와 함께 학교 내 탄소 저감 활동을 장려하는 환경 융합 교육과 문해력 향상을 위한 독서록 교육도 연중 운영 중이다.
최근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건 AI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이다. 박 이사장은 AI로 인한 교육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조차 컴퓨터를 못 다루는 컴맹이 많다"며 "유튜브 감상·게임·채팅 외에 AI를 생산성 있게 활용하는 경험을 아무도 안 알려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사 간 숙련도 차이로 학급별 수준 차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니어 교육으로 영역을 넓혔다. 박 이사장은 "어르신들도 AI의 존재는 알지만 자신과는 거리가 먼 기술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기초적인 사용법만 교육하면 시니어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시작해 현재까지 약 1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으며, 시니어 특성상 1대1 맞춤 지도가 필요해 교사들이 방학과 주말을 반납하고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손주 숙제를 도와주고 AI로 시를 쓰는 등 삶에 활력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수업받는 날이 제일 기다려진다는 말에 덩달아 힘이 난다"고 말했다.
몽당분필의 경쟁력은 콘텐츠 완성도에 있다. 그 중심에는 박 이사장의 집요한 기준이 있다. 2020년에는 네이버 커넥트재단과 협업해 11부작 AI 교육 드라마를 제작했고, 감독이자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교사가 만든 영상이라는 이유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싶지 않았다"며 "현직 PD가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영상 제작을 배우고, 카메라나 편집 장비에 3000만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준비는 코로나19 시기 빛을 발했다. 대면 수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디지털 교보재가 현장에서 적극 활용됐고, 이를 통해 국무총리실로부터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인플루언서' 표창도 받았다.
몽당분필은 콘텐츠 퀄리티 유지를 위해 창작 교사를 선발제로 운영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콘텐츠의 질과 창작자의 열정을 검증한다"며 "교사들 사이에 몽당분필은 까다로운 곳이라는 평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수제 창작 시스템을 기반으로 교보재와 콘텐츠 개발, 교사 연수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박 이사장이 10여 년간 차곡차곡 뿌린 씨앗은 이제 곳곳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 제자들이 자라 사회인이 돼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초등학교 때 가르쳤던 제자가 최근 초등 교사가 돼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며 "선생님처럼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며 AI나 보안, 미디어학과 등을 택하는 친구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제 몽당분필은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와 직장인, 일반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약 2만건에 이르는 교육 자료를 정제해 한데 모으고, 누구나 배움을 이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AI 온라인 강의를 무료 공개했고, 지난 9일 1만원 현장 강의를 열어 전액을 소외계층에 기부했다.
"교사의 디지털 콘텐츠 하나로 최소 학생 20명의 인생이 바뀌고, 학부모와 학교까지 움직입니다. 교사가 달라지면 교실은 당장 내일부터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교육을 통한 사회공헌을 이어나갈 겁니다."
[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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