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원대의 과학기술원 전환과 법인화 추진을 둘러싸고 학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국립창원대 교수회가 박민원 총장의 대학 운영 방식을 문제 삼아 불신임 투표 추진에 나선 가운데 대학 측은 불신임 투표에 법적 효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18일 국립창원대 교수회에 따르면 교수회는 22~23일 전 교원을 대상으로 총장 불신임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교수회 측은 총장 불신임 투표 추진 이유로 취임 이후 실체적·절차적 정당성 없는 학교 해체 및 법인화 추진, 인사위원회 승인 명예교수 임명 거부, 사회과학대학 교수들이 선출한 학장 임명 거부, 특정 단과대학 편중 신임교수 배정 등 독단적 운영을 제시했다.
국립창원대는 경남도립거창대학과 경남도립남해대학 등 도립대와의 통합 및 법인화 전환을 내세워 지난해 글로컬대학에 최종 선정됐다. 대학 측은 법인화를 통한 과기원 전환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선거 기간 인재 양성 공약으로 국립창원대의 경남과학기술원 전환을 약속했다. LG전자·두산에너빌리티·현대위아·현대로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밀집한 창원의 산업 기반을 고려하면 기업 수요가 크다는 분석에서다.
박 지사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공약 추진 가능성이 높아지자 대학 내부에서는 인문·사회계열 학과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장희 국립창원대 교수회 의장은 “과기원으로의 전환은 종합대학의 해체”라며 “과학기술 이외의 다른 학과는 존립이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교수회와의 갈등이 격해지자 박 총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근 대학의 발전 방향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대학 통합, 글로컬대학 사업, 글로컬첨단과학기술대학(GAST) 신설, 대학 혁신, 법인화 문제 등은 우리 대학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지역 산업현장은 고급 연구인력과 첨단산업 인재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지역 청년은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변화하지 못한다면 국립창원대학교 역시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간 경쟁 속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보다 무엇이 대학을 살릴 수 있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놓고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교수회의 불신임 투표가 가결되더라도 법적 효력은 없다. 대학 측은 “교수회는 법정 의결기관이 아니며, 국립대학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으로 임용되는 국가공무원으로 교수회는 총장을 임명하거나 해임 또는 불신임할 권한이 없다”며 “따라서 교수회가 불신임안을 의결하더라도 법적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학내 갈등은 증폭될 예정이다. 국립창원대 교수회 관계자는 “물론 법률적 효력은 없지만 선출직인 국립대 총장에게 부여한 신임을 철회하는 것인 만큼 법률적 효력보다 더 우위에 있는 민주적 정당성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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