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소음 대신 새소리 들리는 ‘자연 요양원’… 시설은 실버타운급 [노후, 어디서 살까]

2 days ago 3

〈16〉 참사랑전문요양원
건물 나서면 바로 산책로 이어져… 장기요양기관 평가서 수차례 ‘A’
32명 정원 치매센터 2023년 개원… 높이 조절 가능 침대 와상 위험↓

참사랑전문요양원 요양원 내부.

참사랑전문요양원 요양원 내부.
“어르신들 걸어 다니시는 산책로인데 코로나19 전에는 여기서 마을 잔치를 열기도 했어요.”

경기 이천 도자예술마을에서 차로 3분 거리인 참사랑전문요양원에 도착하자 도시 소음 대신 새 지저귀는 소리가 나직이 들려왔다. 이은경 사회복지법인 평안의집 이사장과 조혜영 원장이 취재진을 맞이했다. 안내에 따라 건물에 들어서니 외부로는 산이, 내부로는 산책로가 통창 너머로 이어지며 푸릇한 자연경관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치매센터 1인실.

치매센터 1인실.
참사랑전문요양원은 고(故) 임소희 여사가 1983년 주택을 구입해 무의탁 어르신을 모시기 시작한 데서 출발했다. 1991년 평안의집이 사회복지법인으로 인가를 받은 뒤 이듬해 딸 이 이사장이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본격 운영에 나섰다. 이 이사장은 2003년 참사랑전문요양원을 정식 개원한 뒤 시설과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충해 왔다. 적극적인 투자와 끈질긴 노력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여러 해 ‘A 등급’ 최우수시설로 선정됐다. 2015년 평가에서는 전국 4000여 개 시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실제로 내부 시설은 여느 실버타운 못지않게 깔끔하고 쾌적했다.

복도에서 이어진 통창.

복도에서 이어진 통창.
요양원은 로비를 중심으로 층이 원형 구조로 이어져 있어 자연광이 건물 전체에 깊숙이 들어온다. 조 원장은 “이런 구조 덕에 응급 상황 시에도 빠르게 공유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어르신 90여 명이 생활 중이다.

프로그램실과 작품들.

프로그램실과 작품들.
특히 일본 사회복지법인 ‘마자아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매년 요양보호사가 서로 방문해 연수를 진행했다. 이 이사장은 “정서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서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한동안 서면으로 교류가 이어져 왔지만 다시 상호 연수를 이어갈 예정이다. 참사랑전문요양원은 경기도 이천시에서 유일하게 ‘치매전담형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된 곳이다. 치매전담형 장기요양기관은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도입한 제도로 현재 전국 입소형 장기요양기관 1만925개소 중 295개소만 지정돼 있다. 치매센터는 요양원과 연결된 별도 건물을 신축해 2023년 하반기 개원했다. 어느 정도 거동이 가능한 어르신을 입주 대상으로 한다. 정원 32명 규모의 시설에 현재 12명이 생활 중이다. 1인당 1.65㎡ 이상의 넓은 활동 공간과 라운드형 마감 설계를 통해 입주자의 안정성과 활동성을 확보했다. 치매 전문교육을 이수한 전문 요양보호사만 배치되는데 10년 이상 경력 인력이 다수다. 1인실과 2인실로 구성돼 있으며 높이 조절이 가능한 모션 베드를 비치해 와상 위험을 낮추고 돌봄 편의성을 높였다. 이를 신기해하는 취재진에게 조 원장은 “일본에서 들여온 침대”라며 귀띔했다.

치매센터에서는 월요일 두뇌 칠교, 화요일 실버 로빅, 수요일 컬러테라피, 목요일 미술공예, 금요일 활동 음악 등 신체 및 인지 기능 유지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3D 전신 재활 훈련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게임형 재활 운동도 가능하다.

지희수 기자 heesu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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