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주상복합아파트인 '해운대 센트럴푸르지오'. 단지 안 공인중개업소를 찾아 가격을 묻자 "집값은 얼마든지 깎을 수 있어요. 그러니 꼭 연락주세요"라며 거듭 계약을 권유했다. 2023년 말 준공된 이 단지는 해운대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2020년 전용면적 84㎡ 기준 20층대 분양권 가격이 13억원을 넘었는데, 지금은 8억원대에 간신히 거래된다.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범어동 유림노르웨이숲 전용 130㎡가 지난달 10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2021년 11월 17억7000만원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6억9000만원(39.0%) 내린 가격으로 사실상 반 토막이다.
지방 부동산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광역시 집값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광역시 내에서도 상급지로 분류되는 곳마저 속수무책으로 하락 중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서울 '강남 3구'와 비슷하게 광역시에도 인기 지역들이 존재한다. 부산은 해운대구, 대구는 수성구가 유명하다. 대전(서구 둔산동), 광주(남구 봉선동), 울산(남구 신정동), 세종(나성동) 등에도 교육·인프라스트럭처·교통 등에서 뛰어난 입지를 가진 지역이 존재한다. 지방 거점 역할을 하던 곳들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집값 추이는 처참하다. 최근 1년간 해운대구(-4.64%), 수성구(-3.38%), 남구(-2.04%), 세종(-5.6%) 등이 지방 전체 하락률(-1.65%)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지방 광역시들은 최근 5년 동안 집값이 급등락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말, 서울에 집중된 정부 규제의 '풍선효과'를 보면서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유동성 탓에 집값이 폭등했다. 그러다가 2022년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충격을 더 심하게 받는 모양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은 인구가 계속 줄고 있어 지방 주택이 장기적 투자처로서 매력을 갈수록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 박재영 기자 / 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