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1분기 북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북미 OLED TV 1위에 올랐다'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지난달 조사 결과에 대한 반박 성격이다.
LG전자는 TV 유통 업체가 소비자에게 판매한 '셀아웃' 물량 기준의 조사 결과를 인용했고, 옴디아의 조사는 TV 제조사가 유통 업체에 넘긴 '셀인' 물량 기준이다. 점유율 집계 방식에 따라 삼성, LG가 서로 유리한 결과를 내세워 '북미 OLED TV 1위'라고 주장하며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1분기 북미 OLED TV 시장에서 판매 대수 기준 점유율 51%를 기록, 1위를 유지했다. 유통업체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된 '셀아웃' 물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점유율 조사 결과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 TV가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압도적인 화질과 차별화된 인공지능(AI) 기능, 무선 오디오·비디오(AV) 전송 솔루션 등 독보적인 기술력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97·83·77·65·55·48·42인치 등의 업계 최다 올레드 TV 라인업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LG 올레드 TV는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가 70인치 이상, 65인치, 55∼60인치, 46∼52인치, 39∼43인치 등 크기별로 나눠 한 평가에서 모두 최고 평가를 받으며 차별화된 성능을 인정받았다.
올 1분기 제조사에서 유통사의 창고로 들어가는 '셀인'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1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셀인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45.2%로 LG전자를 3%포인트(P) 앞섰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5%P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에서 OLED TV 제품군을 늘렸다. 다양한 가격대와 크기로 현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기존 55·65·77인치 모델 라인업에 42·48·83인치 모델을 추가했다.
두 회사의 OLED TV 자존심 싸움은 한국 시장에서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개최한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77인치 이상 대형 OLED TV 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넘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에 대해 "LG베스트샵 TV 판매 실적과 구독을 통한 판매량이 점유율 집계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