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니 론키 ‘히스토리컬’이 보여준 지역 유산의 잠재력

5 hours ago 2

[푸드 NOW]
감베로 로소 선정 伊 최고 와이너리
히스토리컬 올해 한국에 처음 선보여
60개월 이상 숙성한 화이트 와인… 이탈리아 토착 품종 우수성 알려

대한민국 인구수는 약 5100만 명으로 세계적으로 볼 때 지리적으로나 인구 규모 기준으로나 크지 않지만 글로벌 와인 시장에서는 테스트 베드로 삼고 있을 정도로 한국 시장의 반응을 눈여겨보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새로운 와인을 론칭할 때 한국에 가장 먼저 소개하기도 하고, 전략적인 수출 판매 지역으로 꼽기도 한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아시아 다른 국가로의 확장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인들은 셀러브리티의 움직임이나 팝업, TV 프로그램, 드라마, 만화 같은 콘텐츠에 대한 수용도가 높기 때문에 많은 식음료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신의 물방울에 나온 와인’, ‘허영만 식객에서 OO 음식이랑 함께 먹은 와인’, ‘톱스타 OOO가 마신 와인’과 같은 설명은 해당 와인의 대표 홍보 문구가 될 만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동북부 마르케, 아브루초 지역의 와이너리인 ‘우마니 론키’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미쉐린 가이드라 불리는 ‘감베로 로소’가 선정한 이탈리아 최고 와이너리로 뽑혔다. 우마니 론키 홈페이지

이탈리아 동북부 마르케, 아브루초 지역의 와이너리인 ‘우마니 론키’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미쉐린 가이드라 불리는 ‘감베로 로소’가 선정한 이탈리아 최고 와이너리로 뽑혔다. 우마니 론키 홈페이지
이탈리아 동북부에 있는 마르케, 아브루초 지역의 와이너리인 ‘우마니 론키(Umani Ronchi)’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우마니 론키는 1957년 설립 이후 가족 경영으로만 현재 3대째 기업 가치를 이어가고 있는 와이너리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의 미쉐린 가이드라 불리는 ‘감베로 로소’가 선정한 이탈리아 최고 와이너리로 뽑히기도 했다. 아마 우마니 론키라고 하면 아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요리오(Jorio)’를 만드는 곳이라고 말하면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은 단번에 알아차릴 것이다. 요리오는 신의 물방울 11권에 등장한 와인이자 요리오라는 이름 덕분에 ‘요리엔 요리오’라는 재미있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한국 소비자는 와인 이름이 길거나 복잡하면 아예 구입도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리오는 이름도 기억하기 쉽고, 맛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대표 이탈리아 와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최근엔 방탄소년단(BTS)의 정국이 라이브 방송에서 데일리 와인으로 ‘비고르(Vigor)’라는 레드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노출되어 완판 행렬이 이어졌는데 알고 보니 그 와인도 우마니 론키 와이너리의 와인이었다.

우마니 론키의 미켈레 베르네티 오너(왼쪽 사진)와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히스토리컬’(오른쪽 사진). 우마니 론키 홈페이지·김유경 푸드디렉터 제공

우마니 론키의 미켈레 베르네티 오너(왼쪽 사진)와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히스토리컬’(오른쪽 사진). 우마니 론키 홈페이지·김유경 푸드디렉터 제공
요리오를 통해 소비자들은 이탈리아 아브루초 지역의 대표 품종인 몬테풀치아노와 비고르를 만들 때 사용되는 이탈리아 토착 품종 산조베세와 메를로 블렌딩의 맛을 알게 되었다. 우마니 론키의 대표 와인들인 비고르, ‘펠라고(Pelago)’, ‘캄포 산 조르조(Campo San Giorgio)’, ‘히스토리컬(Historical)’은 이탈리아 마르케 지역의 독특한 테루아를 보여주고 있다. 마르케는 토스카나 지역과 맞닿은 곳으로 동쪽에 있는 아드리아해의 온화한 해양성 기후와 시빌리니산맥이 공존하는 구릉지의 일교차, 석회질 점토 토양이 와인의 복합미와 신선함, 우아함을 보여준다.

올해 한국 시장에 선보인 히스토리컬은 1970년에 심은 올드바인 베르디키오 100%로 만든 와인으로, 5년에 해당하는 60개월 이상 숙성 시간을 거쳐 탄생한 화이트 와인이다. 감베로 로소에서 최고 영예인 ‘트레 비키에리’를 두 차례 연속 수상했고, 제임스 서클링이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와인이라 극찬하기도 했다.

올해 푸드 트렌드 가운데 지속 가능성과 지역성(로컬리티)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우마니 론키의 히스토리컬은 이탈리아 와인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성, 로컬리티, 경험, 가치 소비 같은 글로벌 미식 트렌드 흐름을 논할 때 가장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 소재이기도 하다. 히스토리컬을 통해 이탈리아 토착 품종의 우수성을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알린 우마니 론키를 보면서 지역 유산의 잠재력과 가치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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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푸드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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