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사수 vs 지분 탈환…로펌들도 주총 '격전'

15 hours ago 2

로펌들, 변호사·회계사 수십명 배치
태평양 ‘원년 멤버’, 화우 ‘공방일체’
고려아연·한미사이언스·어도어 등
대형사건에서도 로펌들 대리戰 치열
주총 당일 대표까지 현장 출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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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본격 개막하면서 주총 대응과 경영권 분쟁 업무를 담당하는 로펌들의 역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펌들은 전문성 강화를 위해 대규모로 팀을 꾸리고 기업과 사모펀드(PEF)를 오가며 전적을 쌓아 올리고 있다.

전담팀에 수십명 인력 몰려

17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대형로펌들은 산하에 '경영권 분쟁팀'이나 '주총 대응팀'을 두고 기업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로펌들의 중요한 수익원인 인수합병(M&A)의 연장선에 있는 만큼 조직이 대형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 법률사무소는 주총 담당 팀 규모가 50명을 훌쩍 넘는다. 변호사, 외국변호사, 회계사 등 각종 전문가를 모두 포함한 숫자다. 김민수(사법연수원 32기)·김지평(33기)·이영민(33기) 변호사가 주축으로 활동 중이다.

30명 규모의 법무법인 태평양은 2010년대 초 출범한 경영권 분쟁팀 멤버들을 그대로 유지해 전문성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핵심 멤버인 전세영(34기)·배용만(39기)·김경수(42기) 변호사 모두 첫 직장이 태평양이다. 태평양 관계자는 "국내 로펌 중 최초로 경영권 분쟁팀을 발족한 로펌이 태평양"이라며 "노하우를 계승한다는 차원"이라 설명했다.

법무법인 광장도 20명 규모의 경영권 분쟁 전담팀을 두고 활동 중이다. 2001년 광장에 합류해 지금까지 기업 자문 업무를 맡는 문호준 대표변호사(27기)를 비롯해 팀장인 이세중(32기)·정다주(31기) 변호사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1월 23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고려아연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한국경제DB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1월 23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고려아연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한국경제DB

유명 경영권 분쟁서 '두각'... 주총 당일 발로 뛰기도

로펌들은 유명 기업의 굵직한 사건을 대리해 존재감을 내보이기도 한다. 경영권 분쟁은 총회소집허가나 의안상정, 총회의결권행사금지 등 각종 가처분과 소송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많아 송무와 자문 변호사들이 협력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정진수 대표변호사(22기)가 분쟁팀을 이끄는 법무법인 화우는 기업 측 지분 방어는 물론, PEF 측 공격 진영에서도 전과를 올리고 있다. 최근 마무리된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에서 한미사이언스 측을,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서 금호석화를 대리했다. 작년까지 이어진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 분쟁에서는 PEF를 대리해 주식양도소송에서 확정 승소를 받아내기도 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걸그룹 뉴진스(NJZ)를 대리해 하이브·어도어(김앤장)와 맞붙은 법무법인 세종도 마찬가지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을, 어도어는 뉴진스를 상대로 전속 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세종 관계자는 "적대적 기업 인수 및 이사회 대응 전략은 물론,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소송도 주요 서비스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달 주총에서 영풍·MBK파트너스와의 혈전이 예상되는 고려아연 역시 법무법인 율촌이 맡고 있다. 율촌은 국민연금공단 주주권행사팀 출신의 문성 변호사(38기)를 중심으로 주총 자문 및 소송팀이 꾸려졌다.

주총 당일까지도 로펌 대표변호사가 직접 현장에 대응한다. 법무법인 지평의 경영권 분쟁 대응센터는 아예 양영태 대표변호사(24기)와 이행규(28기)·윤성원(17기) 대표변호사가 주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평 관계자는 "주총에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대표변호사들이 직접 현장을 챙긴다"고 전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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