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연계 UBRC 등 시니어 주거 새 모델 적극 도입해야”

11 hours ago 3

[실버 시프트, 영올드가 온다]
전문가가 본 ‘시니어 주거의 미래’
“稅 혜택 등으로 민간 참여 높이고
지방 살리기 병행 생태계 구축해야”

이전 세대보다 건강하고 학력 수준도 높은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 세대가 새로운 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들을 위한 주거 선택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의 참여 유인을 높이고 지방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시니어 주택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주 조선대, 부산 동명대, 원주 상지대, 천안 남서울대 등은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BRC·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 조성을 추진 중이다. UBRC는 대학 캠퍼스 안에 지어진 은퇴자 주거단지로 학내 인프라를 활용해 영올드의 여가, 학업, 창업 등을 지원한다. 실버타운, 고령자복지주택과 달리 거주자의 새로운 도전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은 UBRC 추진과 관련해 “앞으로 도래할 ‘120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재학생의 창의성, 교수진의 전문성을 시니어의 풍부한 경험과 융합시켜 (이들의)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처럼 국내에서도 UBRC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지방 소멸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UBRC 논의가 활발한 학교들은 대부분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금 수익이 급감한 지방에 있다. 박동현 전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장은 “현지 인프라의 발전 없이는 지방대 UBRC가 안착하기 쉽지 않다”며 “젊은 직장인들이 지방에 계속 체류해야 병원, 운동시설, 프랜차이즈 등의 밀집 상권이 형성되고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UBRC와 함께 시니어 주택이 근본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 중심으로 (시니어 주택) 공급을 늘려 중산층들의 주거 공간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를 넘어 민간 기업에 세제 및 보조금 혜택을 파격적으로 지원해 시장에서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니어 주택에 대한 영올드의 편견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실버타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고령층들을 인터뷰했는데 ‘나이 든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곳’이란 편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니어 주택이 주는 유의미한 가치부터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김종률 한국UBRC위원장은 “한국형 UBRC가 막 태동하는 단계인 점을 고려해 일반 시니어 주택과 (UBRC가) 어떻게 다른지부터 알려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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