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항 죽으면 관광도 없다”… 지방 관광 활성화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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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야놀자리서치 주최 세미나 열려
지방 공항 부재, 관광 활성화의 걸림돌
외국인 관광객 80% 수도권 집중 심화
한국-일본 항공망 불균형, 위기 초래해
‘허브 앤 스포크’ 전략, 항공 연결망 필수
정부 차원의 전략적 개입 필요성 제기
복제 콘텐츠 한계… 차별화된 발굴 필요
관광 성과 평가, 경제 효과 위주로

  • 등록 2025-08-06 오후 8:14:53

    수정 2025-08-06 오후 8:14:53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6일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지방 공항의 국제선 노선 확충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야놀자리서치는 6일 서울 용산구의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지역관광 활성화의 패러다임 전환과 실행 전략’ 세미나를 열고 관광을 통한 지역 경제 회생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지방 관광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지방 공항 활성화와 항공 노선 확대가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관광객 유입 구조 막힌 지방공항

6일 ‘지역관광 활성화의 패러다임 전환과 실행 전략’ 세미나에서 발언 중인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 겸 미국 퍼듀대 교수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 겸 미국 퍼듀대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수도권 집중 구조를 과제로 꼽았다. 현재 외국인의 80% 이상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으며, 지방 공항은 국제선 노선이 거의 없거나 운항이 중단돼 외국인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수, 양양, 무안 등 국제선 운항 잠재력이 있는 지방 공항들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현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한국의 10개 항공사는 일본의 26개 지방 공항에 취항하고 있지만, 일본 항공사는 6개 항공사가 단 두 곳의 한국 도시(서울, 부산)에만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 같은 국제 항공편의 불균형은 지방 관광을 ‘빈 껍데기’로 만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장 교수는 “한국의 항공 구조는 ‘보내는 항공’에 집중돼 있다”며 “내국인의 해외여행을 돕는 데는 적극적이지만, 외국인을 지방으로 유치하는 항공편은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허브 앤 스포크’ 전략으로 분산 유도해야

부산 광안리의 불꽃놀이 (사진=한국관광공사)
최규완 교수 역시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을 강조하며 지방 공항 항공편의 확충을 필수라고 봤다. 서울·부산 같은 대도시를 허브로 육성하고, 인근 도시를(스포크)로 연결해 관광 수요를 분산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의 선결 조건은 역시 항공 연결망 확충이라는 설명이다.

최 교수 “일본도 처음에는 도쿄에 모든 관광이 집중됐지만, 오사카와 삿포로 같은 허브 도시를 키워 분산에 성공했다”면서 “부산을 동남권 허브로 키우려면 김해공항만으로는 부족하고, 항공망 없는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은 탁상공론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전략적 개입과 외국 항공사 유치 인센티브 제공, 적극적인 마케팅과 노선 협상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공항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인 마케팅과 노선 협상, 외국 항공사 인센티브 제공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수청 원장은 “공항이 문을 닫는 순간, 그 지역 관광도 함께 죽는다”며 지방 공항에 대한 정책적 투자가 지역 관광 활성화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관광 콘텐츠, ‘복제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야놀자리서치의 ‘지역관광 활성화의 패러다임 전환과 실행 전략’ 세미나 현장
세미나에서는 지방 공항 외에도 관광 콘텐츠의 구조적 문제도 논의됐다. 전국적으로 반복되는 출렁다리, 케이블카, 유사 축제 등 획일화된 관광 자원이 차별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전국에 비슷한 시설, 풍경과 행사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렇게 복제된 관광 자원으로는 차별화된 매력을 줄 수 없다”면서 “잘되는 콘텐츠를 벤치마킹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고유의 스토리텔링과 자원을 기반으로 한 독창적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자체의 관광 전략이 여전히 ‘누구나 오세요’식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관광객의 취향과 동선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타깃을 명확히 설정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모든 관광객을 만족시키는 상품은 없다”며 “기업처럼 세분화된 타깃 마케팅과 관광객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광 성과 측정 방식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금까지는 축제 개최 횟수나 참여 인원 수 중심의 평가였으나, 실질적인 소비·고용·경제 유발 효과 중심으로 지표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내 교통, 결제, 예약 등의 분야에서 겪는 불편함 역시 관광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한국의 디지털 서비스는 선진적이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접근이 어렵고 번역과 인증 시스템이 불친절하다는 점에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최규완 교수는 “관광은 소비와 고용, 경제 파급 효과를 데이터로 관리하고 피드백해야 한다”며 “성과 기반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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