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정책이 엇갈리고 있다. 대출 여유가 있는 곳들은 막차 수요를 노리고 조건 완화에 나선 반면 이미 대출이 많은 곳에선 기준을 까다롭게 만드는 방식으로 축소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의 금리 하단을 3.7%에서 3.87%로 0.17%포인트 올린다고 3일 밝혔다. 4일 접수분부터 적용한다. 비대면 상품 금리를 대면 상품(하단 3.87%)과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접수 채널에 관계없이 대출 금리를 동일하게 운영하면서 선제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일일 접수 건수를 기존 150건에서 500건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2일부터 변동금리형 주담대와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각각 0.06%포인트 인상했다. NH농협은행도 최근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관리에 나섰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오히려 대출 규제를 풀고 있다.
신한은행은 4일부터 서울 등 전 지역의 주담대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가계대출이 급증했을 때 단축했던 만기를 원상 복구한 것이다. 4일부터 전세대출 관련 규제도 추가로 완화한다. 지난달 2일 서울 외 지역에 한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허용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서울 지역까지 확대해 대출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대출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했다. 비대면 하나원큐 주담대 한도도 5억원에서 7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 2월 줄였던 대출 한도를 4개월 만에 되돌린 셈이다.
은행들의 대출 전략이 엇갈리는 것은 각자 대출 가능 수준이 달라서다.
7월에 스트레스 DSR 3단계 도입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수도권에서는 차주의 대출 한도가 많게는 수천만 원 줄 수 있어서다. 대출 여력이 있는 은행 입장에선 막판 수요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이미 대출이 많은 은행들 입장에선 대출 조건 등을 까다롭게 해 선제적으로 방어에 나섰다는 평가다. 한편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5조원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