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여·수신 분석
"주식·코인 저점매수 나선 듯"
글로벌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시중 유동성이 요동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에서 지난달 22조6473억원이 넘게 빠져나갔다. 전달에 26조8500억원이 들어온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2일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요구불예금과 MMDA 잔액은 629조3498억원으로 직전 달인 3월 대비 23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증시 변동성이 커졌고, 최근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면서 '저점 매수'에 들어간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들이 분기 결산 이후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이동 금액이 일반적인 수준은 넘어선 상황이라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10만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도 8만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9만달러를 회복하는 중인데, 이 과정에서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대출도 비슷한 흐름이다. 4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2조4931억원으로 직전 월 대비 8868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작년 10월 1조92억원이 증가한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이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743조848억원으로 직전 월 대비 4조5337억원이 늘어났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은 589조4300억원으로 3월 대비 3조7495억원이 증가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증가분 중 상당 금액은 정책대출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쪼그라들었던 기업대출도 지난달 6조원 넘게 늘어나면서 회복 기미를 보였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