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당분간 관망…단기 국채 비중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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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PB 금융시장 긴급진단]
“손절 타이밍 이미 늦어” 한목소리
美 주식 저가 매수 놓고 의견 갈려
"美금리인하 수혜 중기채ETF 추천"
2년이하 韓단기채도 예금보다 짭짤

  • 등록 2025-04-08 오후 6:58:16

    수정 2025-04-08 오후 7:03:56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여파로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지금은 ‘손절’ 타이밍이 아니라며 기존 주식 투자자에게 ‘당분간 관망’하라고 조언했다.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는 2년물 이하 단기 국채 중심으로 채권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공통으로 추천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주식, 손절 타이밍 늦어…지수연동형 펀드 분할 매수

8일 이데일리가 4대 시중은행 PB에게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문의한 결과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이 지금 로스컷(손절)을 하기에는 타이밍이 늦었다며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지 않다면 ‘보유’를 추천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갖고 있으면서 손실을 경험하는 고통에 비해서 팔고 나서 올라가는 걸 보는 괴로움이 더 크다”며 “미 증시는 역사적으로 우상향해왔기 때문에 기존 투자자는 계속 보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동민 농협은행 NH ALL100 자문센터장은 “반도체와 AI, 전력인프라와 같은 시장 주도주들은 보유하고 있는 게 좋다. 다른 대안이 없다”고 조언했다. 추가 하락이 확실하지 않고 이미 큰 폭 조정이 있었기 때문에 손절 타이밍으로는 늦었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지금이 미국 주식을 저가 매수할지 PB간 의견은 엇갈렸다. 정상진 하나은행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지점 Gold PB 팀장은 “조금씩 분할 매수에 들어가도 괜찮은 타이밍이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코스피200 등 인덱스 펀드와 ETF 위주로 3~4회 분할해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며 “미국의 대형 금융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규제 완화 공약으로 수혜를 볼 수 있고 법인세 인하를 통해 미국 기업이 관세에 따른 악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정 팀장은 “규제 완화, 세금 인하로 미국 기업의 영업 환경이 좋아지면 미국 주식이 반등할 계기를 맞을 수 있다”며 “다만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적립식으로 수차례 나눠 분할매수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했다. 정성진 부센터장도 “종목별, 업종별 접근보다는 S&P500 인덱스 펀드나 ETF를 매월 적립식으로 12개월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목표 수익률을 정해서 도달하면 환매하고 다시 12개월 적립을 반복하는 식의 패턴을 제안한다”고 했다.

“미장·국장 모두 좀 더 관망 필요”

반면 미국 시장 움직임을 조금 더 관망하며 방어에 나설 때라는 의견도 있다. 박태형 우리은행TCE시그니처센터 지점장은 “고점 대비 20% 이상이 빠진 기술적인 약세장에 진입하면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 미국 주식이 거래 도중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하기도 했다”며 “투매가 일어나서 받아낼 세력이 없으면 주가가 하염없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 분할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동민 센터장은 “분할매수를 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오른다고 해도 기술적인 반등일 수 있어서 추세적인 반등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추가 매수와 관망 의견이 모두 나왔다. 정상진 팀장은 “주식 비중이 낮은 투자자는 지금 오히려 주식 비중을 늘리기에 좋은 시점이다. 이르면 이번 주부터 코스피도 회복할 수 있다”며 “저점을 확인하면서 주식 비중을 높여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정성진 부센터장은 “애인투자자 정보와 대응력 등을 고려해 국내 주식은 추천하지 않는다”며 “코스피200과 같은 인덱스도 현재로서는 비추천이다”고 조언했다.

국채 투자·현금 확보할 때…신중한 투자 필요

PB들은 공통으로 국채 투자, 현금 확보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특히 투자 자금 여력의 10~50%에서만 추가 투자하고 그중에서도 중·단기 채권을 추천했다. 정상진 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로 수혜를 볼 수 있는 5~6년물 미국 중기채 ETF를 추천한다”며 “앞으로 1년간 미국 기준금리가 1%포인트 하락한다고 보면 연간 10% 정도의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형 ETF로 리밸런싱하는 것을 많이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팀장은 “현재 투자자산의 80% 정도가 주식이라면 비중을 50%로 정도로 낮추고 그만큼을 채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비중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형 지점장은 “미국 단기채는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국 단기채 확보를 추천한다”며 “미국뿐 아니라 한국 국채도 2년 이하 단기채는 예금금리보다 수익률이 좋다. 추후 위험자산 분할매수를 고려하더라도 단기채는 좋은 선택이다”고 했다.

대기자금을 파킹할 곳으로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추천하는 의견도 있다. 김동민 센터장은 “10년채 이상 장기채권은 지금이 환매할 타이밍이다”며 “장기채권을 팔고 MMF나 MMT에 파킹해둬서 대기자금으로 놔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와중에 PB들 모두 ‘신중한 투자’를 강조했다. 정성진 부센터장은 “비록 환율이 높지만 국채보다는 미국 국채로 갈아타라고 하고 있다. 지금은 교과서적인 투자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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