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사업을 시작하는 사장님들은 가장 먼저 보증대출을 받는다. 다양한 비대면 보증대출 상품이 있지만 여전히 페인 포인트(고객이 경험하는 문제나 불편함)가 많다. 보증기관에 방문해야 하고 은행도 가야 해서 길면 한 달이 걸리는 대출 신청기간을 하루로 줄일 예정이다.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 중 올해 15개 재단과 협약을 맺어 대출 속도와 상품 내용 측면에서 모두 사장님들에게 와 닿는 비대면 보증서대출 서비스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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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김민찬 케이뱅크 코퍼레이트 그룹장이 15일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
“기업대출 시장, 비대면 혁신 가져올 것”
김민찬 케이뱅크 코퍼레이트 그룹장은 15일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현재 케이뱅크 리테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140만명 사장님 고객 중 20만명을 기업고객으로 모시는 게 목표다”며 “기존은행과 차별화한 앱 서비스, 상품으로 기업대출 시장에서 ‘비대면 혁신’을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권 기업대출은 잔액이 1324조원에 달하는 일명 ‘천조 시장’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총량을 관리하고 있는 걸 고려하면 케이뱅크의 기업대출 시장 진출은 예견된 수순이다. 김 그룹장은 “올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가계대출을 1조 3000억원, 기업대출을 2조 1000억원 늘릴 예정이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대출자산의 50%를 기업대출로 재편할 것이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담보대출부터 기업 신용대출까지 단계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올해는 사업자대출 담보 종류를 상가·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로 늘리고 내년에는 기업대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한다. 그 이듬해 2분기에는 기업 전용 보증서대출을 출시한 후 담보·신용대출까지 라인업을 확대한다.
이미 기업고객만을 전담하는 탄탄한 RM 조직과 영업 노하우를 가진 시중은행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비대면을 통한 혁신’이다. 김 그룹장은 “여전히 시중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중기업과 소기업을 공략하겠다”며 “사장님 고객을 인터뷰한 결과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각종 수수료를 싹 걷어내고 사장님이 필요로 하는 세무 상담·신용 리포트 등 핵심 기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뱅킹 앱 화면을 구성해 시중은행과 차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대면으로 이뤄지던 보증서대출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다. 보증기관 방문과 ‘보증서 발급→은행 서류 접수·대출 신청→은행 대출 심사’ 등으로 이어지는 대출 속도를 단축한다. 이를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맺었다.
현재 11개 지역신보와 맺은 협약을 올해 안에 15개까지 늘린다. 김 그룹장은 “협약을 통해 케이뱅크의 출연금 10~20배까지 대출할 수 있다. 당장 보증서대출이 큰 수익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5년 이상 장기거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에는 케이뱅크의 기존 리테일 고객을 공략해 자산을 확대할 전략이다. 김 그룹장은 “지금은 개인 고객 중 사업자로 분류되는 140만 고객이 케이뱅크의 사장님 관련 서비스를 인식하기 시작하는 타이밍이다”며 “내부고객 마케팅을 강화해 20만명 정도의 활성 기업고객을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다”고 했다. 사업자 고객의 입출금예금 통장잔액은 일반 개인고객의 5배 수준이라 케이뱅크의 기업고객이 되면 핵심예금 자산 또한 늘어난다. 핵심예금은 은행이 조달에 부담이 없는 저원가성 예금으로 수신부문 수익을 늘리는 데 있어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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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김민찬 케이뱅크 코퍼레이트 그룹장이 15일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통해 기업대출 리스크 관리
김 그룹장은 “기업대출 리스크 관리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서 계속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그룹장은 “신용평가모형 튜닝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전략도 바꾸고 모형을 고도화하면서 대출 연체율 증가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올 하반기 개인 신용평가모형을 기업 버전으로 전환하는 모형을 더 정교화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는 모형 싸움이기 때문에 모형 튜닝, 새 모형 개발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당국에서 그간 은행권에 강조한 기업대출 심사·관리 지침도 철저하게 지킨다는 방침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용도(목적) 점검, 담보권 실행을 통한 채권 회수, 위험업종 건전성 관리와 포트폴리오 조정 등 기본을 엄격하게 지키겠다는 것이다. 김 그룹장은 “대출 사전 점검 시 자금용도 증빙서류를 받는다. 여신 관리센터에서 그 서류들을 다 육안으로 확인해 승인하고 대출 3개월 이후 계좌를 추적 관찰한다”며 “애초 기재한 용도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쓰고 있다면 자동으로 상환을 요청하거나 계좌 이체가 안 되도록 하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고 설명했다. 에스크로 계좌처럼 지정한 용도 안에서만 대출받은 금액을 쓸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아울러 사업자의 상환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 선별 작업도 하고 있다. 김 그룹장은 “최근 3개월 연속 매출과 일주일 이내 매출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해서 사업의 연속성을 반드시 확인한다”며 “아무리 신용이 좋아도 최신 매출 데이터가 없으면 폐업 직전이거나 폐업을 미루고 있는 사업자일 수 있기 때문에 매출의 연속성, 최신성 여부를 심사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