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공포에…코스피 '검은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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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4% 가까이 급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대한 기대가 차갑게 식으며 ‘패닉셀’(공포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1일 코스피지수는 3.88% 하락한 3119.41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행정명령을 발표한 4월 7일(-5.57%) 후 올해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지수는 4.03% 급락한 772.79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시장에 물리는 세금을 늘리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이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상장사 중 90.9%(2420개)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배당 성향을 높여 장기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새 정부의 선언에 투자금이 몰렸던 고배당주가 특히 많이 밀렸다. KRX 증권지수와 KRX 은행지수는 각각 6.67%, 4.29% 떨어졌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상반기 국내 증시가 크게 올라 차익 실현을 고민하던 차에 정부가 증시 부양 기조에 역행하는 세제 개편을 발표하자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에다 외국인 주식 매도까지 겹치며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원40전 오른 1401원40전으로 마감했다. 1400원을 웃돈 것은 지난 5월 14일(1420원20전) 후 두 달 반 만에 처음이다.

정부 정책 기대가 컸던 만큼 증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세제안이 조기 수정되지 않으면 예전 코스피지수 박스권 상단인 2700선까지도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당 원내지도부는 긴급 진화에 나섰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SNS에 “세제 개편안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며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당내 ‘조세 정상화특위’ ‘코스피 5000특위’를 중심으로 살피겠다”고 올렸다.

심성미/강현우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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