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6회 연속 월드컵 탈락 후유증은 크다. 이제는 모든 것에 예민한 그들이다.
중국은 지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최종 5위, 탈락했다. 4위까지 주어지는 4차 예선 티켓을 획득하지 못한 채 다시 한 번 멸망했다.
북중미월드컵은 무려 48개국이 출전하는 대회다. 이전 36개국에서 12개국이 추가됐다. 그럼에도 중국의 자리는 없었다. 2차 예선 통과조차 불안했던 그들은 끝내 3차 예선에선 힘 한 번 쓰지 못한 채 무너졌다.
중국 팬들 입장에선 화풀이 대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국이 20년 넘게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다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 그들의 화살은 2003년생 국가대표 수비수에게 향했다.
왕스친은 2003년생, 어린 선수로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의 선택을 받아 3차 예선 마지막 일정에 합류하게 됐다. 인도네시아, 바레인전 모두 출전 기회는 없었으나 벤치 대기, 큰 무대를 경험했다.
문제는 바레인전 이후였다. 왕스친은 경기가 열린 충칭 출신으로 지인과 만나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중국 팬들에게도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일부 중국 팬들은 왕스친이 바레인전이 끝난 후 충칭 시내에서 음주한 사실을 목격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표팀이 월드컵 진출에 실패한 지금 음주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리고 “대표팀 탈락의 아쉬움을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시점에 술자리를 가지는 건 무책임하다”고 쏟아냈다.
하나, 무작정 왕스친의 음주에 대해 비판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장쑤에서 활동한 왕주치는 “경기와 사생활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 대표팀이 바레인전에서 승리한 건 축하할 일이며 팬들도 선수들에게 사생활의 공간을 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칭에서 열린 경기였고 이곳은 왕스친의 고향이다. 고향 출신인 그가 바레인전에 출전하지 못했으니 감정적 기복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벤치에 앉는 것도 인정받은 것이며 승리했기에 기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이럴 때 살짝 마음을 풀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왕주치는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팬들은 경기 내용, 퍼포먼스에 더 집중했으면 한다. 왕스친은 선수이지만 동시에 감정과 욕구가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팬들이 선수들의 행동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왕스친은 이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젊은 선수다. 그에게는 비난보다 응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왕스친의 실력은 대표팀에 선발된 것만으로도 증명된다. 중국은 앞으로 왕스친, 왕위둥과 같은 젊은 선수들이 이끌어야 한다. 팬들도 그들을 소중히 여기고 응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더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