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해진 소비 양극화
4월 백화점매출 22% 늘어난 새
마트·대형슈퍼는 6%대 감소
기업심리 3년7개월만에 최고
대기업·中企 체감경기 ‘온도차’
40대 직장인 지 모씨는 최근 주식 투자로 수익을 보자, 그동안 미뤄뒀던 명품 가방을 백화점에서 구입할 계획이다. 지씨는 “주변에서도 소비를 조금씩 늘리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아주 고가의 제품은 아니더라도 나를 위해 하나쯤 장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비 심리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유통업체 매출과 기업 체감경기가 동반 상승했다. 특히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고가 소비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또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기업심리지수(CBSI) 역시 3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경기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27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2%, 온라인 매출은 7.5% 늘었다. 이 가운데 백화점 매출이 21.7% 증가했고, 편의점 매출 역시 3.3%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백화점은 해외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패션의류, 잡화, 식품 등 전 부문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매출은 즉석식품과 생활용품 등 전 상품군에서 고르게 늘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는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 보다 3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도 화장품 매출이 15.4% 증가하며, 패션·잡화 부문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6.6%, 대형 슈퍼마켓(SSM)는 6.9%각각 감소했다. 고물가 지속에 따른 가계의 기초 생필품 소비 위축과 온라인 쇼핑으로의 수요 전이가 가속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백화점의 ‘명품 호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소비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기업 경기도 전반적으로 개선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5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8.9로 전월보다 4.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0월 99.0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간 상승폭도 2023년 5월 4.4포인트 상승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CBSI는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종합해 보여주는 지표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주요 설문 항목을 모아 산출한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경기 낙관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제조업 CBSI는 100.8로 전월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넘은 것은 2022년 8월 102.9 기록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이에 대해 “제조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장기 평균보다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제조업 CBSI는 97.5로 전월보다 5.4포인트 상승했다. 상승폭은 2023년 5월 5.9포인트 상승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하지만 체감경기에서도 양극화는 나타났다. 대기업 CBSI는 지난달 100.0에서 이달 103.4로 높아지며 기준선을 웃돌았지만, 중소기업 CBSI는 96.8에서 96.2로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호조의 영향이 대기업에는 비교적 뚜렷하게 반영된 반면, 중소기업 체감경기 개선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전반적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6월 CBSI 전망치는 제조업이 100.3으로 전월보다 2.3포인트 상승했고, 비제조업은 95.9로 4.7포인트 상승했다. 전산업 전망치도 97.6으로 3.7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352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이 중 3201개 기업이 응답했다. 제조업은 1791곳, 비제조업은 1410곳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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