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는 행위에 대해 최대 2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효력정지 결정과 관련해 서약서 위반 등 허위 사실이 입증될 경우 형사 고발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날(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정자료 허위 제출 행위에 대해 위반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강력한 경제적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과징금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주 위원장은 "정액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진 않았으나 최대 200억원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200억원, 100억원, 50억원 등 구체적인 부과 한도를 두고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할 경우 제재 수단은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2년 이하의 징역 등 형벌에만 국한돼 있다.
주 위원장은 "형사적 제재의 특성상 부과 요건이 엄격해 법 위반 억지력이 충분치 않다"며 제도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법원이 김범석 쿠팡 의장에 대한 동일인 지정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결정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밟되 혐의 조사는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집행정지 절차는 법원 결정에 따라야 한다"면서도 "쿠팡 측이 총수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제출했으나, 이와 배치되는 위반 사실이 발견돼 동일인으로 지정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 사실이 명확히 입증되면 현행법에 의거해 고발 등 형사적 제재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김 의장에 대한 고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계열사인 쿠팡이츠가 신청한 동의의결 건에 대해서는 향후 심의를 거쳐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교란 행위인 담합에 대한 제재 시효도 늘어난다.
현행법은 기본시효 7년에 조사가 개시되면 5년이 더해져 최대 12년의 처분시효가 적용된다.
공정위는 이를 고쳐 기본시효를 10년으로 상향하고, 조사 개시 후 최대 15년까지 시효가 보장되도록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담합은 장기 조사가 필요하고 행위 자체도 장기간에 걸쳐 은밀히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고 짚었다.
공정위는 총 237명 규모의 인력 확충 방안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오는 4분기 중 플랫폼, 민생 밀접 독과점 부문, 대기업집단의 중대 위법 행위를 전담 조사하는 40명 규모의 국(局) 단위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하고 산하에 3개 과를 배치하기로 했다.
과거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린 조사국 조직이 21년 만에 사실상 부활하는 셈이다.
데이터 독점과 알고리즘 자사 우대 등 신종 플랫폼 경쟁 이슈의 위법성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 기존 과 단위였던 경제 분석 기능도 37명 규모의 '경제분석국'으로 확대 개편한다.
관련 직제 개정 절차는 오는 6월 내 마무리되며, 사무 공간 조성이 완료되는 4분기부터 본격 실행된다.
독과점 구조 자체를 개혁하기 위한 강력한 카드인 '구조적 조치(기업분할·지분매각·영업양도 명령)'도 도입 흐름을 탄다.
주 위원장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30~50년 전 도입된 제도"라며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네트워크 외부성이 커 오프라인보다 독과점 행위 제재가 훨씬 어렵다"며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을 사전에 억제할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 내에 제도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지방자치단체로의 고발권 확대 사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주 위원장은 "기초지자체까지 확대할 필요성은 낮다고 보며, 광역지자체에 권한을 주더라도 고발 필요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철저히 완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반 국민 300명 혹은 사업자 30개 이상이 고발할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기본 골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과 공정위가 각각 운영 중인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리니언시)의 원본 지휘권과 관련해서는 "경제적 제재의 컨트롤 타워가 공정위인 만큼 당연히 공정위로 일원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저리 정부 자금을 대출받은 후 가맹점에 고금리로 대출 사업을 벌이다 적발된 프랜차이즈 '명륜당' 사례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 위원장은 "산업은행 대출은 정부 재원인데, 생산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땀 흘리지 않으며 돈을 버는 기회로 삼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규정했다.
이어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정책금융을 지원받는 기업들이 공정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감시 체계를 마련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분당, 국고채 등 주요 대형 담합 사건의 심의 타임라인에 대해서는 "가급적 올해 3분기 중에 심의가 마무리되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최종 공식 일정을 정리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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