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해체’ 위기에 몰렸던 인텔이 부활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부상 이후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중앙처리장치(CPU)가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아 재조명되면서다. 사업을 접을 뻔했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도 테슬라와 손잡고 재기를 노리고 있다.
◇ 사상 최고가 찍은 주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인텔은 23.64% 급등한 82.57달러로 치솟았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39년 만에 최고치다. 닷컴버블이 정점이던 2000년 찍은 최고가(69.25달러)도 넘어섰다. 주가 급등으로 최근 1년간 시가총액은 4배 이상으로 불었다.
인텔이 재조명되고 있는 건 역설적이게도 한물간 것으로 평가받은 CPU 덕분이다. PC 시대의 왕좌를 누린 CPU는 AI 모델이 필요로 한 복합적인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지 못했다. 대신 단순 행렬 곱셈을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목받았다. 2022년 말부터 지난해 8월까지 엔비디아 주가가 10배 오르는 동안 인텔 주가는 반토막 난 배경이다.
AI칩 부진은 ‘반도체 공룡’ 인텔의 추락에 쐐기를 박았다. CPU 시장의 절대 강자이던 인텔은 2000년대부터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지 못해 휘청였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도 삼성전자와 TSMC에 밀려 과거의 영광을 잃기 시작했다. 주력인 CPU마저 AI 열풍의 중심에서 멀어지며 위기는 더 깊어졌다. 지난해 2월에는 인텔 파운드리 부문이 TSMC에, 반도체 설계 부문이 브로드컴에 매각될 수 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결국 같은 해 8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9.9%를 사들이며 구원투수로 나섰다.
◇ CPU의 반전
분위기는 AI에이전트 시대가 열리면서 달라졌다. AI 에이전트는 AI 챗봇보다 수준 높은 연산을 요구한다. 웹 검색, 컴퓨터 사용, 코드 작성 등 사람이 하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복잡한 순차 연산이 가능한 CPU가 필수로 필요하다. 에이전트 수에 비례해 CPU 코어도 늘어야 한다. CPU 수요가 급증하자 인텔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CPU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파운데이션 모델에서 추론, 그리고 에이전틱AI로 이동하는 흐름이 인텔의 CPU, 웨이퍼, 첨단 패키징 수요를 끌어올렸다”며 “1대8이던 CPU와 GPU 생산 비율이 1 대 1이 되거나 CPU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픈 손가락’이던 파운드리 부문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손잡고 재기를 노린다. 머스크 CEO는 지난 22일 자체 반도체 제조시설인 ‘테라팹’에 인텔 14A 파운드리 제조공정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14A는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으로 인텔이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18A(1.8㎚)보다 진일보한 시설이다. 머스크 CEO는 “테라팹이 본격 확장할 시점에는 (인텔의) 14A 공정이 충분히 성숙하거나 실전에 투입하기에 적절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탄 CEO는 “18A와 14A 공정은 외부 고객 유치 측면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14A의 성숙도와 수율, 성능은 비슷한 시점의 18A를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주요 외부 고객을 유치하지 못하면 14A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할 수 있다”던 위기감은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위협 요인은 아직도 있다는 게 시장 평가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36억달러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2021년 4분기·205억3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자체 CPU를 판매하는 엔비디아와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과 손잡은 아마존(그래비톤) 구글(액시온) 등 빅테크의 역습도 인텔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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