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과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차이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고정금리형보다 0.6%포인트 넘게 높아 고정금리형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때가 많았는데, 상황이 바뀐 것이다. 향후 기준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것이 단기적 이자 부담을 덜기에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변동금리형 주담대는 고정금리형보다 대출 한도가 작고 장기적으로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모든 예금은행이 지난 2월 새로 취급한 고정금리형 주담대의 가중평균 금리는 연 4.2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평균금리(4.25%)보다 0.03%포인트 낮다.
최근 반년 사이 고정금리형과 변동금리형 주담대 사이의 금리 격차는 빠르게 축소됐다. 작년 7월까지만 해도 고정금리형 주담대의 평균금리는 연 3.48%로, 변동금리형(연 4.12%)보다 금리가 0.64%포인트나 낮았다. 당시엔 기준금리가 1~2회 더 낮아지더라도 고정금리형 주담대가 유리한 탓에 고정금리형 주담대를 고르는 것이 합리적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주담대 유형별 평균금리 격차는 작년 10월 이후 0.1% 포인트 이하로 줄었다. 지금도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금리형보다 낮긴 하지만 격차가 근소한 만큼 향후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이자 부담이 고정금리형보다 덜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단기적으로 기준금리가 더 낮아지고, 중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고정금리형 주담대보다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다만 변동금리형 주담대는 동일한 액수를 빌려도 고정금리형보다 대출 한도가 작다. 금리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한 시장 충격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고정금리형 주담대 비중 확대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봉이 5000만원인 개인이 연 4.5% 금리로 수도권에 있는 주택을 담보로 30년 만기 주담대를 받으려 할 때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택하면 최대 2억8700만원만 빌릴 수 있다. 반면 금리가 5년의 간격을 두고 바뀌는 주기형 주담대를 선택하면 한도가 3억1500만원으로 늘어난다. 연봉이 1억원인 개인이 동일한 조건으로 주담대를 받는다면 변동금리형 주담대 한도는 5억7400만원인 반면 고정금리형 주담대 한도는 6억3100만원이다.
오는 7월부터는 변동금리형과 고정금리형 사이의 주담대 한도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변동금리형 주담대 한도를 고정금리형보다 더욱 강하게 제한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7월부터 2단계에서 3단계로 강화되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행이 올해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다시 기준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이자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