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의 소신 “안주할 바엔 도전하고 망하겠다”[인터뷰]

1 day ago 6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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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피범벅이 된 채 말을 타고 질주하는 조인성과 유탄발사기를 든 채 거친 드리프트를 선보이는 정호연. CG 도움 없이 오직 맨몸과 스턴트로 영화 ‘호프’ 속 외계의 존재에 맞선 압도적 액션을 완성했다.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호프’는 외계인의 출몰로 초토화된 비무장지대의 작은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한다. 극 중 돈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동네 청년 성기 역을 맡은 조인성은 기존 세련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말에 올라타 거친 국도를 질주하는 날것의 액션으로 영화에 폭발적인 추진력을 더한다. 정호연 역시 물러섬 없는 순경 성애 역을 맡아 카체이싱과 총기 액션을 소화하는 등 힘 있는 에너지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지탱한다.

O“무술팀도 혀 내두른 액션의 연속”

목숨을 건 사투를 벌였다. 무릎 수술 여파로 달리거나 점프하는 장면조차 쉽지 않은 몸 상태였음에도, 조인성은 영화 ‘호프’에서 최고난도의 승마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한계를 뛰어넘었다. 촬영 전 자기 몸 상태를 나홍진 감독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던 그는 “뛰는 장면은 절대 없다”는 말을 믿고 출연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차라리 죽도록 뛰는 게 나을 정도였다. 완전히 속았다”고 웃었다.

“말 타고 할 수 있는 건 다했어요. 전문 무술팀도 이런 동작은 안 해봤다고 혀를 내둘렀죠. 심지어 마장마술 전문가들도 위험해서 안 한다는 동작이었다니까요? 물론 안전장치를 잘 해주셨지만, 까딱 잘못 하면 말 위에서 그대로 튕겨 나갈 수도 있는 아찔한 장면이 정말 많았어요. 촬영 4개월 전부터 승마 연습에 매진하며 열심히 준비한 것도 있지만, 좋은 장면이 나온 건 다 ‘말 님’의 컨디션 덕분이에요. 모든 영광을 말에게 돌립니다.(웃음)” 

나홍진 감독 특유의 지독하고 타협 없는 연출 방식에 대해 그는 혀를 내두르면서도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어떤 촬영도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는 경우는 절대 없었다. 모든 장면이 수십번의 테이크가 진행됐다.

“나 감독님 현장에서는 아예 테이크 수를 의식하면 안 돼요. 그냥 처음부터 기본 100번은 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속이 편해요.(웃음) 물론 그로 인해 촬영이 지연되고 몸은 고됐지만, 그렇게 타협 없이 극단으로 밀어붙였기에 이런 압도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호프’ 스틸,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스틸,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O“‘호프’, 능소화처럼 피어나길”

한국 영화에서는 드문 SF 장르와 긴 촬영 기간, 나홍진 감독의 지독한 연출 스타일까지 사실 ‘호프’는 일찍이 ‘고생이 예견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조인성이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는 확실했다.

“이 정도 나이와 경력이 되면 안주하느냐, 도전하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돼요. 전 안주하느니 차라리 전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가 멋지게 망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했죠. 제 전작 ‘무빙’도 같은 마음으로 택한 것이었어요. 여전히 새로운 것에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고도 싶었고요.”

‘호프’에 쏠린 영화계의 엄청난 기대감과 배급사 플러스엠중앙의 좋지 못한 상황까지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과 걱정이 큰 작품이지만, 조인성은 개봉을 앞둔 심경을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꽃에 빗대어 담담히 전했다.

“거센 장마와 태풍을 다 뚫고 피어나 하늘을 업신여기듯 당당하게 고개를 드는 ‘능소화’라는 꽃이 있어요. 저는 ‘호프’가 이 거친 비바람을 견뎌내고 마침내 극장에서 관객의 품속에 활짝 피어나는 능소화 같은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후회 없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준비한 만큼, 전 세계 최대한 많은 관객과 뜨겁게 만나고 싶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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