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웨딩플래너가?…'청사초롱 불 밝혀라' 29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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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1.25 11:24 수정2025.11.25 11:24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서울예술단이 전통 혼례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신작 창작가무극 '청사초롱 불 밝혀라'를 선보인다.

'청사초롱 불 밝혀라'는 김정민(극작)·성찬경(작곡) 콤비가 2023년 '제2회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으로, 우수작으로 선정된 다섯 편 가운데 하나다. 2024년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열린 낭독공연에서는 참신한 발상과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아 최종 선정되었으며, 이후 본공연 제작으로 이어졌다.

서울예술단은 공모–낭독공연–본공연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개발 시스템을 기반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꾸준히 높여왔다. 젊은 창작진의 초기 구상이 실제 본공연으로 실현된 이번 과정은 국립예술단체가 창작 생태계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작품은 '조선시대에도 웨딩플래너가 있었다면?'이라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조선 최초의 웨딩 전문 업체 '청사초롱'이 혼례를 주관한다는 설정을 기반으로, 전통 혼례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무대미학을 선보인다. 관객은 하객·마을 사람·손님으로 참여하도록 설계되어 혼례 잔치의 생동감을 직접 체감하는 참여형 공연으로 완성됐다. 작품은 혼례라는 의례를 넘어 사랑받고 축복받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 마음을 중심에 두며 세대와 국적을 초월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김정민 작가는 "공모전과 낭독공연을 거쳐 작품이 본공연으로 이어지게 되어 뜻깊다. 신작 개발은 창작자에게 고독한 과정이지만, 서울예술단의 체계적인 피드백과 내부 리딩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성찬경 작곡가는 "전통 악기에 서양 악기와 신디사이저를 더한 하이브리드 편성으로 음악적 폭을 확장했다"며 "혼례 잔치의 에너지와 활기를 담아낸 넘버들이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밀의 화원', '유진과 유진' 등에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이기쁨 연출은 "관객이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객으로 참여하며 작품 속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무대석을 구성해 거리감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개관 30주년을 맞은 국립정동극장과 내년 창단 40주년을 앞둔 서울예술단이 공동기획했다. 역사성과 현대 문화가 공존하는 정동이라는 장소적 특성은 작품이 지닌 전통적 서사와 현대적 감각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키며, 연말 정동을 찾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K-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9일부터 12월 20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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