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전 장관, 故이순재 추모…“마지막까지 불태운 훌륭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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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큰별 지다...문화예술계 추모 물결
"대선배이자, 어른 잃어 아프고 안타까워"

  • 등록 2025-11-25 오후 12:56:46

    수정 2025-11-25 오후 12:56:46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5일 원로 배우 이순재 별세에 “연기 인생 마지막 순간까지 불 태우다 가신 훌륭한 배우”라고 추모했다.

배우 출신인 유인촌 전 장관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후배들에게 늘 모범을 보여준 대선배이자, 대한민국 배우로서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2023년 10월 24일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제13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 참석해 원로 배우 이순재에게 예술연극인상을 수여하고 있다. ‘아름다운 예술인상’은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2011년부터 매년 영화, 연극, 선행, 독립영화, 공로 부문에서 활동이 돋보인 예술인을 선정해 수여해온 상이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그는 또 “단어의 발음부터 문장 하나, 숨 쉬는 길이까지 면밀히 확인해가며 연기하는 배우였다. 가장 기본에 충실하라고 많이 알려준 대선배이기도 하다”면서 “연로한 나이에도 마지막까지 후배 양성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 분이다. 옆에서 잔소리를 해줄 선배이자 어른을 잃어 아프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앞서 유 전 장관은 2023년 장관 재임 당시 고인에게 ‘제13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서 예술연극인상을 수여한 바 있다.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고령에도 배우 활동을 이어오던 고인은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KBS 드라마 ‘개소리’ 등에 출연하며 마지막 연기 혼을 불태웠다.

1934년 함북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해방과 전쟁을 거치며 성장했다. 서울대 철학과 재학 시절 영화를 통해 연기에 눈을 떴고, 1956년 연극으로 데뷔했다.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로 선발되며 한국 브라운관 시대의 첫 장을 함께 열었다.

배우 출신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출연작은 140여편을 넘는다. ‘사랑이 뭐길래’의 ‘대발이 아버지’부터 ‘허준’, ‘이산’ 등 굵직한 작품에서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70대에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코믹 연기를 펼치며 세대의 벽을 넘어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았다.

구순을 앞둔 나이에도 무대와 스크린을 떠나지 않았다. ‘장수상회’, ‘앙리할아버지와 나’, ‘리어왕’ 등에서 방대한 대사량을 소화하며 ‘노장 배우’의 상징으로 불렸다.

지난 1월 열린 ‘2024 KBS 연기대상’에서는 ‘개소리’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당시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겼다. 이 자리가 고인의 마지막 공식석상이 됐다.

고인은 배우 활동 외에도 1970∼80년대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역임했고, 1992년 14대 총선에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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