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에 문해력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입니다.”
최근 <읽는 교실>을 출간한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사진)는 21일 인터뷰에서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해석하고 확장하는 능력, 곧 문해력이 창의성을 좌우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려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교사로 근무하다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독서교육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아이오와주립대와 피츠버그대 교수를 거쳐 2020년부터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외국인 최초로 미국 차세대 국가교육발전평가개발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읽기평가 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문해력 향상을 위해선 “초·중·고등학교에서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 강단에서 이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한양대 필수 교양인 ‘뉴 리터러시’의 수강생들은 먼저 교과서 내용을 읽고 질문을 만들어보라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초반엔 이처럼 문제를 제기하는 수업에 익숙치 않다보니 ‘모르겠다’만 적어 제출하는 학생이 태반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2~3주 동안 무슨 질문을 해야 하고 어떻게 개선할지 피드백을 집중 제공한다. 해당 질문이 왜 중요한지 한 단락으로 정리해보는 과정도 거친다.
조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질문의 수준이 높아지고 학생 간 토론도 활발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공대생의 변화가 두드러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신의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이론과 현실을 결합해 깊이 있는 토론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교과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읽었다고 착각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며 “자신이 진정으로 이해했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메타인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문해력이 개인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봤다. 실제 OECD 성인 문해력 조사에 따르면 일본은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고작 22위로, 여전히 개발도상국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벨상 수상자만 30명에 달하는 일본과 달리, 단 하나의 노벨과학상을 받지 못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나라는 응용 기술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데 뚜렷한 한계를 보인다”며 “메타인지 능력 부족으로 사고를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작 <기울어진 문해력>이 왜곡된 읽기 습관을 진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신간에서는 교육 현장의 문해력 개선 방법에 방점을 찍은 이유다.
최진영 기자 real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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