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금융권은 탄핵선고 이후 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4일 탄핵선고 이후 간부회의를 소집해 “상호관세 부과조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 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면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가용한 조치를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7일까지 예정됐던 일정들을 미루고 시장점검과 대응에 집중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도 비상체계에 들어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4일 오후 여의도 본원에서 긴급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전 임직원이 비상대응체계 아래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지주도 회장 주재 회의를 열고 시장을 집중 모니터링 중이다. KB금융그룹은 4일 오후 양종희 회장 주재로 지주 임원 전원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미국 상호관세와 국내 정치 변화 등에 따른 산업별 영향을 가늠하고, 계열사별 리스크 관리 체계, 유동성 공급 현황을 점검했다.
신한금융그룹도 이날 오후 진옥동 회장 주재로 그룹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했다. 외환·자금시장 유동성 리스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동성 공급 등으로 시장 안정화를 지원키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위기상황관리협의회를 열였다. 환율 동향을 점검하는 동시에,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 따른 자본비율 관리, 유동성 비율 관리 등을 중점 논의했다. 우리금융그룹은 4일 오후 임종룡 회장 주재로 열린 정례 주간 회의 외에 우리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을 비롯한 리스크관리위원들이 별도 긴급 위기대응협의회를 개최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6일 오후 본사에서 강태영 은행장 주재로 긴급현안점검회의를 연다.
윤 전 대통령 파면 당일인 지난 4일 국내 증시는 정치테마주를 중심으로 극도의 변동성을 보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에는 총 308개 종목에서 변동성완화조치(VI)가 발동됐다. 전체 코스피·코스닥시장 거래 종목 2660개 가운데 12% 상당이다. 장 마감 시점 기준 VI 발동 횟수는 757회로 지난해 8월 6일(1241회) 이후 가장 많았다.
정치 테마주와 관련한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차원 시장 조치도 대거 쏟아졌다. 거래소는 윌비스, 평화홀딩스, 웹케시, 상지건설 ,유라클, 디모아, 에르코스 등을 7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형지글로벌과 소프트캠프는 이미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7일에도 주가가 더 상승할 경우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시장 급변동을 틈타 '얌체 공시 사례'도 나왔다. 상지건설은 지난 4일 오후 6시가 지나서야 회사가 보유한 12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영파, 글로벌 제1호조합 등에 매도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