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해 '비상대응 태스크포스'를 가동한다. 예상보다 강도 높은 발표에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은은 7일 오전 유상대 한은 부총재 주재로 '비상대응TF'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부총재보 등 주요 집행간부와 관련 국장 및 실장이 참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지난주 강도 높은 미국 상호관세 발표 및 이에 따른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우려 등으로 주가·환율 등 국내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증권시장에선 코스피가 오전 중 5% 넘게 폭락했다. 특히 미국 증시 폭락으로 국내에 상장한 관련 ETF 순자산이 4조원 넘게 증발했다.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70원선을 넘어섰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후 1430원대로 내렸던 환율이 하루만에 다시 30원 가량 상승했다. 미국의 침체 우려로 위험회피 선호가 확대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 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 외 통화 중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가치는 상승하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약 2년만에 100엔당 1000원을 넘어섰다.
유 부총재는 "미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24시간 점검체제를 통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가용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