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미국 정부가 세계 각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뉴욕증시에서도 상대적으로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나 있는 업종과 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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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이미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수입품에 대한 기본 10% 관세를 적용하고, 약 60개국에는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통 제조업 종목은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 되지만, 의약품은 최종 관세 부과 대상 리스트에서 제외되면서 헬스케어 업종 전반이 방어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지난 1분기 뉴욕증시에서 헬스케어 섹터는 5%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한 뉴욕증시 주요 지수 대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는 4.6% 하락했고, 나스닥과 다우지수도 각각 10.4%, 1.3%내렸다. 의약품·헬스케어 업종은 내수 기반과 필수 소비재적 특성 덕분에 무역 장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헬스케어 업종 가운데서도 일라이릴리(티커명 LLY)는 올 들어 주가가 2%대 상승하며 시장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경쟁사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20% 넘게 하락한 것과도 대조된다. 일라이릴리 주가는 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789.09달러로, 이날 초에는 93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증가 중인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관세 회피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젭바운드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GLP-1 계열 주사제다. 지난해 말 경쟁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의 비교 임상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47% 더 높았다는 결과가 나온 이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3월 초 젭바운드의 미국 내 신규 처방 건수가 위고비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8월까지 젭바운드가 미국 비만치료제시장의 40%를 점유하며 위고비를 뒤쫓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젭바운드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실적 성장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50억4300만달러(약 65조원), 128억9900만달러(약 18조원)를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32%, 100% 급증했다. 일라이릴리는 2025년 매출 가이던스를 580억~61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 성장한 수치다.
월가에서도 젭바운드의 강력한 성장세를 주목하며 일라이릴리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젭바운드가 최근 경증·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에 대해서도 FDA 승인을 받았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웰스파고는 지난 3월 5일 일라이릴리의 목표주가를 기존 970달러에서 1100달러로 올리며 “당사의 신약 포트폴리오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 확장은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같은 달 번스타인도 목표가를 1100달러로 제시하며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유지했다.
트루이스트증권은 목표주가를 1029달러에서 1038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젭바운드의 시장 초기 반응과 파이프라인의 모멘텀을 고려할 때 장기 성장 전망이 밝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목표주가를 1000달러로 높였다.
투자정보 플랫폼 팁랭크스(TipRanks)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19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일라이 릴리에 대해 제시한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은 1043.87달러로, 현주가 대비 상승 여력은 32.3%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