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시총 9조 날아갔는데…"트럼프 쇼크? 지금이 기회" [종목+]

17 hours ago 4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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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폭탄 우려가 SK하이닉스를 덮쳤다. 6% 넘게 급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 9조원이 날아갔다. 전문가들은 관련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평가한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는 대체재가 없고, 협상에 따라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진단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개선되고 있어 주가와 실적 모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외국인 매물 폭탄에 주가 부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는 6.37% 내린 18만22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월 31일(-9.86%)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이다. 전날 코스피 하락률(0.86%)도 크게 밑돌았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32조6420억원이다. 지난 3일(141조6693억원)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시총 9조273억원 증발한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하루 만에 9316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1조8080억원)의 절반을 웃돌았다. 이번주(3월 31일~4월 4일)에만 총 1조71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공매도가 금지됐던 지난 1일을 제외하면 4거래일간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발(發) '관세 폭탄'에 투자심리가 쪼그라든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10%의 '기본관세'(보편관세)와 국가별로 관세율에 차등을 두는 '상호관세'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목재, 구리, 의약품은 상호 관세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상호관세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개별관세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취재진과 만나 "반도체 관세는 곧 시작될 것(very soon)이다. 가까운 미래에 발표할 것이고, 현재 검토 과정에 있다"며 관세 도입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세계 메모리 시장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는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관세가 도입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를 차선호 업종으로 제시했다. 25% 세율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김대준·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약품과 반도체는 상호관세와 다른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와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며 "두 품목 모두 미국에 꼭 필요한 재화이므로 극단적으로 높은 관세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관세가 부과된 만큼 고객사에 부담을 전가할 수 없으면 타격이 크겠지만, 한국 메모리 반도체는 대체품이 없기 때문에 가격 인하에 대한 부담이 적다"며 "미국 마이크론도 생산망은 아시아에 갖추고 있어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점유율을 크게 높이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돼 실적 회복 전망"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점차 개선돼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SK하이닉스는 경쟁사와 달리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높아 수익성도 견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6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6조5000억원을 4% 웃돈 수치다. 4분기 영업이익은 10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동원 연구원은 "작년부터 시작된 SK하이닉스 실적 개선 추세가 3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오는 3분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을 탑재한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의 출하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올해 아이폰17 메모리 확대, 윈도우10 업데이트 종료에 따른 기업용 PC 교체가 예상되는 점도 실적 개선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올해와 내년 메모리 수요는 공급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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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은 SK하이닉스를 반도체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리스크는 있지만, HBM 시장 경쟁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 한동희 연구원은 "관세 이슈 등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가 부각되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HBM 지배력을 강화해 차별화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했다.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가격 매력이 생겼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반도체 투자심리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면서도 "(주가) 하방보다 상방이 열려 있다. 현재 저가매수 단계에 있다고 본다.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조금만 웃돌아도 크게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SK하이닉스에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28만320원이다. 1개월 전(27만6750원)에 비해 소폭 올랐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신한투자증권(32만원)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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