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전국 최초로 해경에 ‘우선신호’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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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차량에 신호기 ‘그린라이트’
소방에 이어 해경도 시스템 확대

20일 제주도는 도청 백록홀에서 제주지방해양경찰청과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 확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주도 제공

20일 제주도는 도청 백록홀에서 제주지방해양경찰청과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 확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주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가 전국 최초로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해양경찰 긴급차량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20일 도청 백록홀에서 제주지방해양경찰청과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 확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과 기후변화로 인한 어선·연안 사고 등 해양 사고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기존 소방 차량 중심의 육상 구조체계에 해양경찰 긴급차량을 추가해 해상에서 육상까지 연계된 통합 구조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신호시스템 도입으로 제주해경은 해상사고 발생 시 항구에서 병원까지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간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은 긴급차량이 접근하면 전방 5개 신호기를 자동으로 제어해 교차로를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2020년 13개 교차로에 시범 도입된 후 2024년 도내 전체 신호기 1120개소로 확대됐다. 여기에 구급 차량이 출동하면 종합상황실에서 이송 정보를 관계기관에 전파하며, 4개 방송사(TBN, JIBS, KBS제주, 제주MBC)는 실시간으로 구급 차량 이동 경로를 라디오로 안내한다. 자치경찰단의 경우 주요 병원 인근 지점에 사이드카와 순찰차를 배치해 구급 차량을 에스코트한다.

앞서 제주도와 해경은 4월부터 실무협의를 진행했으며, 해양경찰 특공대 긴급차량 7대를 대상으로 시범 주행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다. 시범 주행 결과 제주해경청에서 김녕항까지는 소요 시간이 30% 단축되고 평균속도가 42%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애월항까지는 소요 시간이 31% 단축되고 평균속도가 48% 빨라졌다.

오영훈 도지사는 “제주도는 도민과 관광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최우선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제주 지역 특성상 해양 사고가 빈발하고 기후 위기로 이런 상황이 가속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협약의 의미가 크다”고 했다. 오 지사는 또 “제주 바다의 안전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해양경찰과 끊임없는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상춘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은 “해상사고 현장에서 신속한 구조활동과 안전한 이송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이번 협약으로 해상에서 육상까지 끊김이 없는 생명 구조 체계가 완성돼 도민과 관광객의 해양 안전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통해 총 8047건(하루 평균 22건)의 긴급 이송이 이뤄졌으며, 긴급차량의 1㎞ 이동시간은 전년 대비 16.52%(14.35초) 단축됐다. 전체 긴급 이송의 87%(7031건)를 차지하는 119구급차량의 2024년 평균 이동속도의 경우 전년 대비 18.88%(시속 9.05㎞) 빨라졌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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