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김장하 선생, 보수·진보 모두 존경하는 삶 살아…서울·학력 콤플렉스 없어”

“저는 39년 전에 (김장하 선생의)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그 장학금을 받은 게 39년 후의 삶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북토크: 어른 김장하의 씨앗’에 참여해 이렇게 말하며 김장하 선생이 자신에게 심어둔 씨앗을 떠올렸다.

김장하 선생의 삶은 여전히 그의 삶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다.

김장하 선생은 경남 진주 지역의 유명한 독지가다. 수십 년에 걸쳐 진주에서 한약사로 활동하며 학교, 시민단체, 문화예술단체에 거액을 쾌척했다. 어려운 사람들, 학생들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가 설립한 진주 명신고등학교도 국가에 헌납했다. 그의 선행에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던 사람들도 없지 않았지만, 공직이나 정치 등에 끝까지 무관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북토크에도 김 선생에게 장학금을 받은 문 전 대행, 이준호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정경순 주한 파나마대사관 선원부서 팀장이 참여했다.

김장하 선생의 선행을 다룬 책 ‘줬으면 그만이지’를 쓴 김주완 작가,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연출한 MBC 경남의 김현지 PD가 참석했다.

문 전 대행은 김장하 선생이 진주에 사셨지만 서울에 대한 콤플렉스도, 정규학력에 대한 콤플렉스도 없었다고 했다. 대신 책을 읽으며 학력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행은 “김장하 선생님은 보수와 진보가 모두 존경하는 삶을 사셨다”며 “그건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평생 진주와 경남지역을 떠나지 않았던 김 선생처럼 문 전 대행도 대학교 때와 헌법재판관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부산·경남지역을 떠나지 않았다. 지금도 부산에서 산다.

문 전 대행은 “대한민국은 선진국이지만 여기서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선 서울 중심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지역의 다양성에 토대를 둔 창의성만이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행은 이날 북토크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수결이 아니다”며 “관용과 자제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행은 “민주주의는 효과적인 제도지만, 완성되는 데 인내가 필요하다”며 “사회통합은 대통령이 하는 게 아니다. 대통령은 법률이 제정되면 집행하는 사람이다. 사회통합은 국회가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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