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웃고, 항공사 울고…실적 전망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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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주도하는 실적 장세 속에 정유와 증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이 실적 전망을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해 일부 에너지와 화학 기업은 올해 이익 전망이 대폭 조정됐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익을 지분법으로 인식하는 SK스퀘어를 제외하고 지난 3개월 사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기업은 SK이노베이션이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석 달 전 1조8203억원에서 4조2802억원으로 급증했다.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정제마진과 화학제품 가격 등 수익성에 연결된 주요 지표가 모두 개선된 덕분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정유는 물론 석유 탐사 및 개발(E&P) 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부까지 여러 부문에서 고유가 환경 수혜를 보고 있다”며 “SK온의 적자는 여전하지만 에너지 부문 이익 개선을 통해 적자가 상쇄되고 재무 부담도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마찬가지로 정유 사업을 하는 에쓰오일도 최근 3개월 새 이익 전망치가 1조1067억원에서 2조5042억원으로 126.2% 높아졌다.

증시 호황으로 주식 거래대금이 급증하자 증권사들은 반도체 기업에 버금가는 속도로 실적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3개월 전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61.4% 급증했고, 한국투자증권(36.8%)과 삼성증권(20.1%)도 빠르게 실적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다.

반도체 소부장 업종도 AI 반도체 랠리에 올라탔다. 반도체용 기판을 생산하는 대덕전자와 삼성전기, LG이노텍은 3개월 전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이 각각 34.6%, 23.6%, 21.1% 급증했다. 삼성전기는 이 기간 주가가 197.2% 치솟으며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에 올랐다.

국제 유가가 생산 비용에 직결되는 기업은 이란 전쟁 발발 후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다. 올해 대규모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 기대가 컸던 한국전력 영업이익 전망치는 18조626억원에서 13조6375억원으로 24.5% 깎여나갔다. 대한항공은 유류비가 급등해 올해 예상 이익이 82.0% 급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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