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 하방 위험 커졌다"… 한은 "원화, 금융충격에 더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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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기 하방 위험 커졌다"… 한은 "원화, 금융충격에 더 취약"

입력 : 2026.04.17 17:50

기업심리 둔화·인플레 우려
위험회피·안전자산 선호 심화
웰스파고, 금값 8천弗 전망

중동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정부 진단이 나왔다. 소비·기업심리가 둔화하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 것이라는 염려다. 또 경상수지 흑자는 곧 원화값 강세라는 공식이 깨져, 달러당 원화값이 지속 하락하면 금융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17일 재정경제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중동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하방 위험 증대 우려'에서 한 단계 수위를 높인 표현이다. 정부는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소비 등 내수 개선세를 이어왔지만 중동전쟁 영향으로 소비·기업심리가 둔화하고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물가 상승, 민생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재경부는 "중동전쟁, 주요국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 및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교역·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이후 경상수지 흑자 폭이 가파르게 커졌음에도 원화값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는 기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금융 충격' 빈도 증가를 꼽았다. 과거에는 경상수지로 벌어들인 달러가 외환보유액 등 준비자산으로 축적돼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2010년대 이후 민간 부문의 해외 주식 및 채권 투자가 급증하며 자본 유출 압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원화는 금융 충격에 대한 반응계수가 0.65로 나타나 일본(0.38), 영국(0.56), 호주(0.36) 등 주요국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는 국내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적고 투자 주체가 단순해 시장의 깊이가 얕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거래일 대비 8.9원 내린 1483.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2거래일간 1470원대를 유지하던 원화값은 이날 다시 1480원대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 등의 대규모 배당금 지급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달러 환전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전쟁 여파로 글로벌 화폐가치가 훼손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금값이 온스당 4800달러대에서 8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2022년부터 화폐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오성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디베이스먼트는 평균 8.5년 동안 지속되는데, 현재 진행 기간은 3.5년으로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곽은산 기자 / 김금이 기자 / 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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